미나에게
편지가 뜸했구나.
아빠가 휴가라 북해도 여행을 다녀오느라 편지를 쓰지 못했다.
아빠랑 둘이 처음 간 여름 휴가라
이것 저것 재미난 일들이 많이 있었다.
간간 너로 부터 오는 메세지를 통해
마지막 학년에 잘 적응하는 너를 보며
감사했다.
여느 부모님 처럼 너를 위해 온통 기도해 주고 싶었다.
그런데 엄마는 왜 이렇게 일들이 많은 건지 잘 모르겠다.
기회가 된다면 오빠와 너를 위해 오로지 하루 기도해 보고 싶구나.
엄마는 세상에서 너랑 둘이 하는 여행이 가장 좋다.
정서적으로 통하는 부분이 많기도 하고, 여행을 통해 너랑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참 좋다.
너의 생각을 듣고 서로 의견을 나누고, 나의 생각을 전하며 너의 의견을 듣는게 엄마에게는 값지고
소중한 시간이다.
하지만, 이 번 아빠와의 여행에서 이제 까지 못 느꼈던
너무 소중하고 값진 추억을 많이 만들었다.
북해도는 일본의 북쪽에 위한 곳이다.
눈이 많이 오고, 운하와 특유의 스산하고 정적인 분위기가 압도적인 지역이다.
아마 겨울이 긴 이유가 도시에 묻어나는 지도 모르겠다.
여정은 삿뽀로에서 풀고, 마침 세계 맥주 축제의 날이라 축제를 즐겼다.
일본의 맥주는 참 다양하고 맛있었다.
두번째 날에는 오타루라는 지역을 하루 정도 여행했다.
오타루는 북해도를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였다.
일본 영화 러브레터의 배경이 되기도 했지만, 한국 영화 윤희에게의 배경이 되기도 한 지역이기도 했다.
겨울 그 자체인 지역을 삿뽀로에서 열차를 타고 30 분 정도 갔다.
여름이라 온도가 25정도로 선선 했고, 지역의 초입은 오르골 뮤지엄으로 시작한다.
여러 종류의 오르골이 오래된 건물의 내부에 전시 되어있었다.
물론 그곳에서도 네게 주고 싶은 오르골들을 유심히 생각했는데
기념품을 사다주기보다는 너와 다시 한 번 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오타루는 운하의 도시이기도 하다.
1945년 일본제국이 패망한 후에 오타루항에 부두가 정비되면서 수로로서의 역할은 끝났다. 1966년 오타루 시내의 교통 정체를 완화하기 위해 도로를 6차선으로 넓히는 계획을 세웠다. 1986년에 운하의 일부를 매립해 폭의 절반이 되어 도로가 되고 산책로가 정비되면서 오타루시의 관광지가 되었다.
이 운하가 만들어 내는 운치와 분위기가 여행자로 하여금 도시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게 한다.
바다와 오래된 건물들, 산책로 그 옆을 지나는 크르주.
여행자에게 색다른 감성을 충분히 전달해 준다.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는
여행을 통해 만나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어딘가 꼭 꼭 숨어있던
나도 모르는 나를 발견하기 때문이다.
직장에서의 나, 가정에서의 나, 누군가의 나가 아닌
그 새로운 지역에 처음 인 나가
놀랍고 참 좋다.
사흘 째 되는 날에는 조잔케이라는 온천 마을의 전통 숙박시설에 머물렀다.
일본 가정식과 유황 냄새 가득한 뜨거운 물에 아침 저녁으로 몸을 담그니
여행의 피로 뿐 아니라 잔잔한 병들이 낫는 느낌이었다.
무더위 속에 떠나온 휴가가 정말 쉼 처럼 느껴진 여행이었다.
미나야
사람들이 인생은 여행이라 한다.
너와 나의 여행이 아름답고 소중하도록
오늘도 하느님께 기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