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야
가을이 오긴 오려나 보다.
저녁에 집 근처 예술의 전당을 산책하는데 벌레 우는 소리가 들렸다.
밤기온도 많이 낮아 진 것 같고, 가을이 오려나 보다.
오늘 굉장한 일이 있었다.
너의 오빠가 방청소를 했다.
몇 년 동안 모아온 카드들, 옷대신 옷장 안을 가득 채웠던 온갖 쓰레기들을 버리고
말끔히 정리를 했다.
기이한 장식의 옷들도 버리고 그간 쌓였던 기괴하던 본인 행동의 전유물들을 다 치워버렸다.
나는 눈물이 났다.
'분명 시작일 것이야, 이제 나아질 것이야, 이제 덜 괴로워 지겠지...'
물론 오빠의 병은 완치라는 것이 없지만
약으로 조절 하면 정상적으로 살 수 있다고 했다.
수 차례 희망을 가지며 견뎌왔던 시간들, 이번에는 진짜라고 말했는데
번번히 너에게 돌아오는 말들은 '저번에도 그렇게 말했는데...' 였었다.
하지만 오늘은 정말 다르다고 확신하고 싶고
굉장한 변화가 시작될 거 라고 믿는다.
너는 제주의 끝여름을 즐기며
오늘 친구들과 카페에 공부를 하러 갔다고 했다.
니가 보내주는 사진은 늘 젊고 푸르다.
나는 너의 사진을 보면 늘 '아름답다' 라고 생각한다.
무엇인가 빼어나서가 아니라
너의 19살을 진실로 담고 있어서
삶을 소중히 잘 살아내고 있어서
그렇게 혼자서도 밝게 잘 견뎌 줘서
진실로 아름답다.
늘 기도를 할 때 너한테 지혜의 성령을 보내 주시어
침착히 공부하게 해 달라고 청원을 한다.
그런데 오늘은 네가 보내온 사진을 보며
다시 기도했다.
주님, 미나가 알게 되는 진리들이 본인의 삶에 감사하고
더 나아가 주위를 둘러보며 보탬이 되는 자양분이 되게 해 주세요.
호주쪽으로 대학을 가고 싶다는 너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부족하지만 내일은 최선을 다해 알아보도록 할 것이다.
오늘도 널 위해 기도한다.
힘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