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에게 (20240901)14.

by BoNA

안녕 미나야


9월이 시작되었다.

하늘이 높아지고 햇빛이 깊어지는 계절이 온다.

절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9월이 지나고 나면 금새 추운 계절이 오겠지.

시간이라는게 나이가 드니 굴레가 되는 것임을 조금씩 느껴간다.


주말에 외할머니 댁에 다녀왔다.

할머니가 와서 자고 가라고 몇 번이고 부탁을 하셔서 다녀왔다.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 만큼 할머니도 나를 절대적으로 사랑하시는데,

나의 반응의 온도는 너무 다르다.

너의 말이라면 바로 움직이는데 할머니 말에 움직이기기 왜 이렇게 힘들까?

생각하면서 할머니와 짧게 나마 가을 소풍이라도 갈겸 다녀왔다.


할머니를 재촉해 해미성지라는 곳에 갔다.

해미성지는 천주교 신앙이 대한민국에 자리잡기 위한 못자리가 된 기념비적인 장소이다.

그곳에서 미사를 드리는데 온몸에 전율을 느끼는 신비로운 경험을 했다.

물론 너와 오빠를 위해 기도하며 하느님이 보내주신 성령을 몸소 느꼈다.

수많은 신자들이 생매장 당한곳, 유해가 묻힌 곳에 빛이 발산 되었던 곳.

과연 죽음으로 까지 그들이 지켰던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을까?

기념관에 전시 되었던 유해 잔해 속에서 다시 한 번 숙연해 지며 너와 우리가족의 주인이신

하느님께 기도를 드렸다.

언전가 너와 함께 다시 가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미사를 마치고 내포 쪽으로 들어뫄 맛있는 점심을 먹고 할머니와 산책을 했다.

막내 이모가 합류해 우리는 산책을 하며 80이 가까운 엄마와 중년이 훌쩍 넘은 딸들의

소소한 대화들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식구가 많은 것이 늘 부끄러웠던 나는 막내이모를 가족 구성원의 수에서 종종 제외시켰다.

그러나 이제와 보니 많은 자매들이, 많은 식구들이 나의 행복에 비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나야

니가 오빠와 잘지내는 것을 보면 늘 고맙다.

오빠가 너를 끔찍히 생각하는 것도 엄마는 너무 감사하다.

세상의 모든 것이 괴로운 오빠가 너를 생각하며 갖는 애틋한 마음이 엄마는 소중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너의 인생에 오빠와의 시간들이 행복하기를 기도해야겠다.


1시간이 넘는 산책을 마치고 근처 온천에 가서 샤워를 하고 할머니 집으로 왔다.

할머니 옆에 누워 할머니 코고는 소리를 듣고 자는 이밤이 엄마는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고 행복했다.


오늘 너는 봉사활동을 간다고 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너도 감사를 배워 오기를 바란다.


하느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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