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미나야
정신을 차려보니 긴팔을 꺼내 입어야 할 정도로 날씨가 확 바꼈다.
막바지의 여름은 발광을 하듯 사람을 지치게 만들더니,
이렇게 뒤도 안보고 떠난 연인의 마음처럼 확 바뀌었구나.
추석명절도 쇠야했고, 명절 휴일 동안
넌 대학 입학을 위해 두번의 토플 시험을 봤구나.
묵묵히 네 일을 알아서 해가는 너를 보면 고마운 마음 뿐이다.
나는 추운 계절이 싫다.
선천적으로 몸이 차가운 이유도 있지만
한기가 나를 온통 얼어붙게 만드는 느낌이 든다.
특별히 정신이 움직이질 않는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본능에만 의지하며 3개월 이상을 보낸다는게
나에게는 고통 스러운 일이다.
미나야,
가족을 이해하고 참아내는게 정말 힘든 일이구나.
우리는 서로 하나의 울타리에 있지만
모두가 서로 철저히 다르구나.
울타리안에서 이해하고 참아내기 위해
나는 기대와 바램을 저버리기로 했다.
엄마와 아빠가 만든 울타리 안에서
너와 오빠가 너무도 독립적이다 보니
저 울타리가 나에게 목줄처럼 옥죄온다.
내가 엄마이지만, 이제 성인이 된 오빠와 성인이 될 너에게
엄마 이상을 요구 하지 않고 살아야 겠다.
점심을 먹고 회사로 돌아오는데
하늘이 참 맑고 높더구나.
너의 이름에 담아둔 가을 하늘
오늘도 너를 위해 기도한다.
힘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