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미나야
오늘은 네방을 청소했다.
침구류도 바꾸고 창 틈새, 향수 병, 너처럼 예쁜 전자 기타 위에 쌓여 있는 먼지들을 닦아 냈다.
옷장 안 아무렇게나 개켜 있는 옷들도 반듯하게 펴서 정리하고 분주하지만 꼼꼼히 너의 방을 정리했다.
3일 뒤면 니가 짧은 방학으로 집에 오는데, 나는 이렇게 너를 맞이할 준비를 서둘러 한다.
청결하고 단정하게 정리된 방을 보며 기뻐할 니 생각을 하니 청소도 즐겁다.
집이라는 곳이 그런 것 같다.
나의 체취와 습관이 묻어져 있는 공간. 언제나 휴식같고 아늑한 공간. 그런 곳이 집이여야 하고
그 안에 많은 추억들이 보이지 않게 쌓여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우리는 이사를 많이 다녔다.
지금 집에 정착하기 전 까지 2년에 한 번 꼴 대략 그렇게 이사를 다녔다.
이사를 했던 이유가 너희가 어릴 때 좋은 환경, 좋은 장소에서의 시간을 준비해 주고 싶어서
좋은 집들을 찾아 다녔던 것 같다.
그 나름의 집들이 너희에게 어떤 기억들로 남을까?
오빠의 폭풍같았던 시간들을 지내면서 이제 집은 실용적이고 기능적인 존재로만 남아있다.
하지만 미나야
너의 마음속에는 늘 정리되어있는 네 방과 정갈한 침구류들이 세상 그 어느 곳보다 편안한 안정과 쉼을 주었음을 믿고 싶다. 니가 집에 올때마다 느끼는 안락함이 니가 언젠간 만들 니 가정의 안락함으로 이어지기 바란다.
니가 오면 이 번 가을에도 짧은 여행을 가야겠다.
가을 방학마다 약속처럼 우리가 떠났던 서울 근교의 가을여행을 준비한다.
업무와 일상속에서 힘들다가도 너와의 여행을 생각하니 신이난다.
조심히 안전하게 오너라.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