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과연 인간 합격일까?

인간실격에서 되짚어본 진정한 인간다움

by 인티니머스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첫 문장부터 각인된 제대로 된 선전포고다.


인간의 삶을 이해하기 힘든, 소설 속 요조는 마치 야생에 내다 버려진 한낱 미약한 인간의 형상을 한 동물 혹은 짐승과도 같다.


동물과 인간의 차이를 규정짓는 것은 사회라는 커다란 공동체 내에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이다.


인간은 상상력을 가지고 사실이 아닌, 허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통해 집단의 신화를 갖게 되었고 각기 다른 인간들은 서로 협력하며 지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공동체의 단위에서도 끝없이 분열하는 것 또한 인간의 가장 주요한 특징이다. 같은 스포츠팀을 응원하면서 다른 팀을 배척하는 집단의 협력과 또 집단 사이에서도 내부적인 이슈와 의견의 차로 인해 갈등은 생기고 여러 소수집단으로 나뉜다. 그 쪼개진 그룹 안에서도 잠시나마의 협력은 이어지지만 이는 영원한 공통으로는 이어지지 않기 마련이다.


이러한 인간의 특징으로 인해 이를 교묘히 이용해서 갈등을 인위적으로 조장하여 공동체를 분열시키기도 하며, 반대로 공공의 적을 만들어 협력과 단결을 유도하는, 이를테면 히틀러의 나치 정책이 정확한 예시가 될 것이다.


다시 소설 인간실격으로 돌아와 주인공이자,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자화상인 요조는 야생과도 같은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능력, 즉 수치심을 느끼지 않고 남들을 아무렇지 않게 속이는 능력이 결여된 인간이다. 이러한 요조의 시선에서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 찬 인간의 모습은 악마를 마주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세상을 살아나가기에 너무나 치명적인 거세를 당한채 태어난 요조는 누구보다 인간이 되고자 했다. 그리고 그를 위해 순수한 본성을 내려놓은 채 익살로 자신을 둘러싸 세상이 바라는 인간다움을 내비치는데 누구보다 고군분투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거짓과 속임수, 위선으로 세상을 맞서기보다 요조가 깨달은 단 하나의 진리는 그저 피하는 것, 회피였다.


스스로 인간의 자격이기를 실격처리했던 요조는 사실 누구보다 부끄러움과 수치를 느낄 줄 아는 순수함 그 자체이기도 했다.


반면,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제멋대로 불법을 일삼으며 조금의 불편도 감수하지 않고 부끄러워하지 않는 우리는 과연 인간 합격의 자격이 주어질 수 있을까?





우리가 알던 요조는 아주 순수하고 눈치 빠르고 … 술만 마시지 않는다면, 아니 마셔도 … 하느님같이 착한 아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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