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점을 좋아한다

비과학에서 바라보는 과학적 시선

by 인티니머스

우리 엄마는 매우 똑똑한 편이다.


어릴 적 가난한 형편으로 인해 학교에 다니는 동생들의 생계를 위해 검정고시를 치러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면 성실함은 물론, 빠른 판단력과 사고회로로 아주 좋은 대인관계와 일처리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와는 별개로 또, 우리 엄마는 점 보는 것을 좋아한다.


점뿐만 아니라 석가탄신일에는 근처의 절에 가서 기도를 하기도 하며 집안의 중요한 일, 이를테면 자식들의 대학입학시험 같은 것들이 있으면 아까운 몇 만 원을 주고서라도 점을 보거나 등을 달기도 한다.


미신을 잘 믿지 않는 이성적인 성격을 가진 나는 직접적으로 점을 보러 가거나 종교에 의지하지 않지만, 이러한 엄마의 행동을 보며 나름대로는 그 영향력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었다.


지나간 말로 한 '사람 이름을 빨간색으로 써서는 안 된다'는 것과 '이마를 대고 엎드리는 것이 불행하다'라는 말들은 지금까지도 무의식적인 습관으로 남겨져 있다.


거기에다 단순히 돈이 아까웠던 '점을 본다는 것'은 나이가 들고 여러 책을 읽으면서 점에 대한 이전의 부정적인 인식이 점차적으로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사실 지금에 조차도 점과 사주라는 것에 대한 개인적 의견은 '말장난'으로 보는 것이다.


누가 들어도 용하다고 느낀다는 그 점쟁이의 말은 단순히 의지와 용기가 필요한,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의 인간에게 하는 모호한 진단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싶어 하는' 인간의 특성에 의한 '취사선택'인 것이다.


하지만 부정적으로 느껴지는 단어인 '취사선택'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점과 사주의 힘이다.


'어떤 일을 절대 하면 안 돼'보다 '어떻게 하면 잘될 거야'라는 말을 마음에 달아나지 않게 꼭 지닌 채 그것에 기대어 긍정적으로 살아간다면 우리는 매우 좋은 결과를 가질 수 있다.


부정적인 생각의 연속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학대하며 괴롭히고 피곤하게 만드는 반면, 긍정적인 생각이 가져다주는 힘은 자신감과 고양감,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도전하고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된다.


지난날의 힘들었던 생활고를 뒤로하고 성공적인 자식농사와 예쁜 손주까지 성공한 우리 엄마의 남은 제2막의 인생은 어느 점쟁이가 그랬듯, 지난날의 고생을 보상해 줄 만한 커다란 대운이 기다리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좋은 질문을 하기 위한 연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