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바꿀지도 모르는 사피엔스의 19장 - 그리고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다
인류 진화의 수십만 년 역사와 함께 현대의 인류는 불과 5백 년 전 인간이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초인적 힘과 무한에 가까운 에너지를 다루게 되었다.
모든 사회질서와 공동체의 운명, 패러다임은 바뀌었으며 물질의 풍요를 누리게 되었지만 여기에 한 가지 근본적 의문이 존재한다.
과연 우리는 더 행복해졌는가?
우리는 보통 행복이 ‘부’나 ‘건강’, ‘공동체’ 같은 객관적인 조건에 의해 전적으로 좌우된다고 생각하지만, 유발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는 이를 전적으로 부정한다.
심지어 행복의 원리를 객관적이고 외부적인 요인이 아닌, 인간 개인의 내부에서 오는 것임을 말한다.
생물학자들의 연구관점에서 인간의 행복을 결정짓는 것은 어떤 행위의 자체라기보다는 그 결과로 인한 내부 신경전달 물질에 의해서이다.
그리고 이런 생물학자들의 접근과 유사한 통찰을 가진, 즉 신체 내부에서 행복의 의미를 찾는 불교의 연구사례를 소개한다.
개인의 내부에서 오는 행복의 근원이라는 점에서 동일한 통찰을 지녔지만, 그 해석의 결과는 매우 달랐는데 그 결론의 의미는 우리 삶의 가치관에 크나큰 깨달음으로 다가올 수 있다.
불교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을 즐거운 감정으로 여기며 또 고통을 불쾌한 감정과 동일시한다. 문제는 우리의 감정이 바다의 파도처럼 매 순간 변화하는 순간적 요동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모두가 두려워하는 고통인 주사를 맞는 일은 크나큰 불쾌와 고통으로 받아들이지만, 일단 맞기만 하면 대부분의 고통은 1분 이내로, 아니 10초도 지나지 않아 멎게 된다. 하지만 두려움과 걱정이 많은 아이들의 경우 주사를 맞는 고통이 아닌, 고통을 기다리는 걱정으로 병원으로 향하는 30분을 걱정의 수렁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고통과 쾌락을 두고 생물학자들의 주장은 내면의 쾌락에 집중하는 것이 행복을 마주하는 것이라 말하지만, 반대로 불교 철학에서 행복의 조건은 쾌락과 고통을 등한시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찰나의 감정에 불과한 덧없는 것들을 끊임없이 추구하다 보면 우리는 결코 만족하는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생물학자와 불교철학의 결정적 차이는 쾌락과 고통을 행복과 어떻게 연관 짓는 것이다. 쾌락 자체를 행복으로 여기는 생물학적 시선과는 달리 오히려 이러한 찰나의 갈망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영화 어바웃타임에서도 이러한 행복에 대한 철학은 잘 드러난다.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팀은 행복의 의미를 찾기 위해 매번 실패와 고통을 마주할 때마다 과거로 돌아가 이를 회피하지만 결국 깨닫는 것은 시간여행을 그만두고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이 순간을 사는 것”이다.
모든 성공과 쾌락만을 바라는 것이 아닌, 실패와 고통에서도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를 느끼며 그 모든 감정들을 넓은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진정한 마음의 평안과 행복이 다가온다.
그저 사피엔스의 혁명의 역사를 서술한 줄로만 알았던 유발하라리의 사피엔스는 어쩌면 인생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책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사피엔스의 19장 - 그리고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다”를 보며 내가 느낀 전율을 경험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