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운 글쓰기

by 이음

남편이 문득 나에게 말했다.

-너는 글을 써야 해.

나는 물었다.

-왜?

-몰라, 오늘 퇴근길에 운전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너는 글을 써야 해.

-글을 쓰고 싶은데 뭘 써야 할지 모르겠어.

이렇게 대화는 끝이 났다. 그러고 다음날 평소처럼 지내는데 남편의 말이 머릿속을 맴돈다.


나의 약력을 줄줄 나열하는 글을 써보았다. 뭐 특별할 것 없는 아주 지극히 평범한 인생이다.

나와 유사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과장해서 오조억 번 정도 인터넷에서, 책에서 보았다.


그렇다고 어떤 주제에 대해 나의 의견을 써 내려가자니 내 생각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내가 하물며 자격이 주어진 사람도 아니고.(열등감에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글이 우울하네라고 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일상에 대한 글을 쓰다 보면 꼭 끝맺음에 이렇게 느껴서 이런 내가 되어야겠다. 이러지 말아야겠다. 이랬던 생각을 저렇게 바꾸어 가려고 노력해야겠지. 등등 글의 끝맺음이 엉성하니 죄다 교훈을 얻은 척 마치는 모습이 또 보기가 싫다. 아니 깨달은 바가 없으면 끝내지 못하는 병이라도 걸렸나.


아, 지금 또 적어 내려가며 느낀 건, 이것도 별로고, 저것도 별로니 에라 모르겠다. 나를 비판하며 시니컬한 척, 쿨병에 걸려 냉소적이게 글을 쓰는데 이것 또한 나다운 글쓰기 인가 의심이 든다.

나의 추구미는 다정하고 따듯한 사람인데.

이 지점에서는 사람을 대할 때 나의 모습과도 겹쳐 보인다. 한없이 다정하고 따듯한 사람이 되고 싶지만 상처받을까 봐 일부러 센 척, 괜찮은 척, 쿨한 척하는 나의 모습을 글 속에서 똑같이 본다. 하나도 쿨하지 못한데.


글을 쓴 뒤 ai에게 맡겨 내 문장을 좀 더 유려하게 다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또 다듬어진 글은 나의 원래 글보다 훌륭해 보인다. 하지만 모든 매체에서 말하길 도래하는 ai시대에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건 개성이라고 하니, 삐뚤삐뚤하고 못생긴, 어설픈, 혹은 그냥 못 쓴 내 글이 사실은 나의 개성이 될까 봐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지도 못한다.


도대체 나다운 글쓰기란 무엇일까.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 나다운 글쓰기가 뭔지 자신의 생각을 댓글에 달아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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