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의 원인 중 하나는 '일의 배분'이다.
일은 크게 3종류로 구분된다.
회사일, 집안일 그리고 육아일이다.
결혼 초기엔 회사일과 집안일만 존재한다.
배분은 쉽다.
부부 모두 회사일을 한다면 집안일에 공동 참여하면 되고,
한 명만 회사일을 한다면 한 명은 집안일을 하면 된다.
그러나 아기가 탄생하면 배분이 어려워진다.
우선 일이 하나가 추가된다.
'육아일'이다.
육아일의 고됨은,, 격어본 자만이 알 것이다.
두 번째로 변화다.
여자의 몸엔 격한 변화가 찾아온다.
육체적으로 관절이 손상된다.
간단한걸 들어도 손목이 나가버린다.
정신적으로는 호르몬이 요동친다.
마치 무한 생리기간이 찾아오는듯 하다.
변화는 고통스럽기에 일의 효율을 저감시킨다.
정리해보면 부부 모두에게 일이 늘어난다.
남편은 회사일을 끝마치고 육아일과 집안일에 동참한다.
아내는 아픈 몸을 이끌고 육아일을 거듭해나간다.
업무 과로는 피로를 유발하고 피로는 짜증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일의 배분'을 필두로 전쟁은 발발한다.
평화로운 주중 저녁이었다.
우리는 함께 밥을 먹기위해 상을 차린다.
하지만 언제나처럼 겸상은 녹록치 않다.
담이는 강성 울음으로 훼방을 놓는다.
결국 아내가 담이에게 밥을 먹이기로 한다.
보통 담이의 식사에 걸리는 시간은 30분 정도이기에
나는 먼저 밥을 먹기로 한다.
밥을 다먹었다.
산적한 집안일이 눈에 보인다.
내일 회사일을 위해선 빨리 자야한다.
얼른 집안일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집안일을 한다.
그리고 전쟁은 발발했다.
아내는 외로웠다.
담이는 귀여웠지만 아직 소통은 힘들었다.
누군가와 소통을 원했고,
누군가는 남편 단 하나였다.
나는 일을 처리하는데 급급했지만,
아내는 소통을 원했다.
서로 잘해보려는 의도가 다분했으므로
사소했지만 전쟁은 지연됬다.
그렇게 의미없는 전쟁이 진행되었다.
그 순간 중재자의 외마디 외침이 들린다.
"꺄르르"
담이의 웃음이다.
처음엔 생각했다.
"쟤가 뭘 알고 웃겠어?"
그러나 계속 웃는다.
안 먹던 분유도 열심히 먹는다.
뭘 알고 행동하는게 분명하다.
귀여운 중재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수단을 모두 동원하여 우리를 중재했다.
그 순간 우리에게 죄책감이 물밀듯 밀려온다.
"무엇이 중요하다고 그리 싸워됬는가?"
전쟁은 종식된다.
시선은 중재자에게 집중된다.
그 순간 무엇이 중요한지 깨닫는다.
일은 일일 뿐이다.
일 전에 사람이 있다.
담이의 웃음소리를 더 많이 듣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나아가 아내의 웃음소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