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내가 있어야 할 곳
숨가쁘게 개인 일들을 처리하느라 한 해가 어떻게 갔는지 모르게 가버렸다.
2023년말 20년 가까운 해외 근무를 마무리 짓고 귀국을 결심했을때 다시 똑 같은 이 자리로 돌아오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2025년 12월 16일 화요일 저녁
한국에서 비행기로 12시간을 넘게 날아와야 닿는 이 곳으로 돌아와 앉아 있다.
2024년 한해 한국 생활 적응 과정을 거쳐 2025년 몰아치는 개인사들은 20년간 해외에서 머무느라 돌보지 못했던 것을 한꺼번에 처리하라는 그W의 명령같았다.
묵묵히 그 명령을 따라 2025년 한해를 내 생에 가장 바쁘게 보냈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 앉은 이자리에서 5년전 이 자리에서 적었던 기록을 꺼내본다.
한국에서 짐을 싸면서 이번에는 가지고 가서 버려야 겠다고 결심하고 가지고 온 나의 노트들
그때의 생각들이 쌓이고 쌓여 몇권의 노트에 기록되어 있다.
한번 읽어 보고 버리려다 문득 나의 지나간 기록을 브런치 글로 남기는 것도 지금 나에게 필요한 작업이라 생각하고 다시 브런치를 열었다.
일기도 아니고 낙서도 아닌 애매한 기록들.
아이폰 메모장에 그리고 여러 권의 노트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기록들을 디지털 세상에 남기는 작업을 한다.
우리는 순간을 사진으로 남겨서 순간을 묶어 둔다. 잊혀진 기억을 대신해서.
글도 그때 그 순간을 기록한 것이니 그 순간을 묶어 두고 혹시 나중에 볼 요량으로 저장해두었던 것이니 버리는 것보다 간직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이 작업도 지금 해야할 일이라면 일이고 여기 이 자리가 내가 있어야할 자리이듯 내가 여기서 해야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