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다 불쌍한 사람들, 이라는 신비한 이야기.
어떤 상황에서 <개별성>을 과다 상계함으로써 벌어지는 오류. 일종의 궤변으로서 이 논리에 따르면 나쁜 넘은 모두 사라지고 불쌍한 인간만 남게 된다. 남은 것은 죄다 피해자뿐이고 나쁜 것은 모두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다. 최초의 토픽은 어디로 사라졌나? 저간의 잘잘못은 모두 어디로 갔는가? '다 불쌍한 사람'이라는 말로 이 모든 오류를 까준다고? 이러자고 담배를 보루로 사다 피며 몇 날 며칠 날밤을 깠다고? 매번 물타기나 주제 희석법, 논점 전환(실제로는 논점 이탈)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난국을 타개할 수는 없다.
광고 대행사만큼 상황논리가 번식하기 좋은 직장은 없다. 왜? 광고주라는 마르지 않을 핑계가 있으니까. 그럴수록 원칙을 정하고 애초의 우선 순위를 견지해서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단호히 집행해야 마땅하다. 그때그때 달라요,는 철 지난 개그일 뿐이다. 잘한 것은 잘한 것이요 못한 것은 못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