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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강 Jan 05. 2023

귀걸목삼 論

광고 크리에이터 교본 33.

관습에 복무할 거면 밤새울 이유가 없다고 했다.


개별성과 의외성에서 출발해서 보편성과 일상성을 아우르는 것이 우리가 가는 길이라고 했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뭔가 끄적끄적 딴에는 좀 특이하고 튀는 것 같은 <차별화>의 결과(아이디어)를 만들어 냈다. 자, 그런데 이게 똑똑한 자식인지 모자란 자식인지 판별할 기준이 없는 거다. 본인이야 본인 자식이니까 이뻐 보이겠지만 남들도 정녕 그리 생각할지 어떨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귀걸목삼>은 그 생경함의 정도를 측정하는 시약이다. <귀에는 걸려야 하고 목에는 삼켜져야 한다> 그게 귀걸목삼이다. 얼핏 눈과 귀를 잡아끌 수는 있으나, 꿀꺽 삼키기엔 못내 찝찝한 광고는 크리에이터의 편파와 독선이기 십상이다. 개별성은 넘치나 보편성은 부족하고, 의외성은 있는 반면 일상성이 결여된 아이디어는 허구적 진실이 아니라 그냥 허구일 확률이 높다.

 

당연히 이런 질문할 거다. 어떤 넘은 걸린다 하고 어떤 넘은 안 걸린다 하거나, 어떤 분은 삼킬만하다 하고 어떤 분은 못 삼키겠다 할 경우는 어찌하나. 어쩌긴 뭘, 그 건 그대의 쎄복이다. 급수도 없고 자격증도 없는 크리에이터란 전문직은 좋은 선배 만나는 것도 일종의 복이다. 우선은 본인이 똑똑해야 하고, 주변에 내 아이디어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되어주는 마음 통하는 동료가 있으면 더욱 좋다. 될 거라는 확신(옳다는 확신과는 좀 다르다)이 선다면 다만 관철할 뿐이다.


며칠 두었다 다시 삼켜봐라.  삼켜진다면, 해라. 어쩌겠나, 한이 되어 남아서야 쓰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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