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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강 Feb 11. 2023

내장탕 論

광고 크리에이터 교본 56.

말을 잘 새겨 들어야 하는 <저의>의 사람이 있고,

말 자체가 액면 그대로인 <선의>의 사람이 있다.

 

광고쟁이인 우리가 가야 하는 길의 상업적 의도를 숙명이라 하자. 그러나 그것을 <저의>로 드러내는 것과 <선의>로 드러내는 것엔 차이가 크다. 전자가 <외면>을 부른다면 후자는 <공감>을 부른다. 그래서 기업의 선의는 <線>를 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상품광고라면 더러 <순수한(?) 상업 의지>가 귀여울 수도 있겠지만 <기업광고>에서 저의가 읽힌다는 건 날 샜다는 뜻이다. (어린 시절 길거리를 다니던 무좀약장수의 카피를 들어 본 적 있나? "어디 누가 깝깝한가 보자!" 이렇게나 해맑은 상업 의지라니!)

 

단지 그런 것처럼 위장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그런 것을 얘기하라는 뜻이다. 자신의 인생을 걸고 구라 치는 사람을 믿을 수 있겠는가? 많은 기업광고들이 외면을 넘어 <주먹>을 부르는 현실이다. 속이 들여다보이기 때문이다. 해장으로 먹는 내장탕은 더없이 시원하지만, TV 광고에서 만나는 내장탕은 역하기 그지없다.


속 보이는 짓은 그만하자, 개인적으로도, 광고적으로도,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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