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이는 오늘 밤도 화가 난다

경선이의 육아분노일지

by Anne s Library

Ep.10 분노의 놀이터


경선이는 요즘 놀이터가 두렵다. 산책하다 놀이터가 보일라치면 방향을 틀어 다른 곳으로 향한다. 그녀에게 놀이터는 경선이의 모든 에너지를 가져가는 괴물이 되어있었다. 그녀의 아기는 다른 아기들에 비해 신체발달이 느린 편이었다. 남들과 다른 속도에 마음 한 구석 초초한 것이 사실이었다. 특히 걸음마를 아직 하지 않을 때의 조급함과 염려는 아직도 생생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러한 걱정이 무색하리만큼 제발 뛰지 말라는 말을 달고 사는 그녀이다. 경선이의 아기는 놀이터의 나뭇가지 사랑이 넘친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더니 이제는 웬 지팡이만 한 것들을 찾아들고 다닌다. 그냥 들고 다녀도 위험한 물건을 뛰고 달리니 경선이도 매번 함께 뛰고 있다. 걱정이 어느새 분노가 되어 분노의 체이싱을 하고 있다. 아기의 에너지는 지칠 줄 모르고, 엄마는 아기가 다칠세라 노심초사 메이트 러너가 된다. 놀이터에 비슷한 또래의 아가들이 오면, 엄마들의 잠시수다방이 열리고, 그녀의 분노도 잠시 소강상태가 된다. 아주 찰나의 시간에 육아정보를 공유하고, 동지가 된다. 이리도 빨리 유대감과 연대감이 생길 수 있나 싶다. 경선이의 아가는 다시 달리기 시작하고 그렇게 잠시 수다방은 종료가 된다. 그녀는 달리는 아기를 눈에 담는다. 엄마! 엄마! 하고 달려온다! 순간 눈에 맺히는 눈물… 어느새

저리 컸나 싶다. 늘 제자리걸음 같던 육아가 나도 아기도 성장을 하는구나 느끼는 순간이다. 결과물이 분명하게 나타나는 것을 보기 힘든 육아라는 경주에서, 아기가 달리는 것을 보는 순간, 경선이는 우승을 한 기분이었다. 그 상금은 그 무엇으로도 값을 매길 수 없는 그녀의 아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