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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동일 May 24. 2021

모차르트 "아이네 클라이네 나하트 무직"

클래식에 다가가기(13)

모차르트 

           <아이네 클라이네 나하트 무직>     

글: 신동일(작곡가)


“아이네 클라이네”라고 줄여서 부르기도 하는 <Eine Kleine Nachtmusik> K.525는 모차르트의 실내악곡 중 가장 사랑받는 작품 중 하나로 손꼽을 수 있습니다. “작은 밤의 음악” 또는 “작은 세레나데”라고 번역할 수 있는 <아이네 클라이네 나하트 무직>은 여흥을 위한 가벼운 연주곡 장르인 “세레나데(Serenade)”에 속한 작품이고, 모차르트 세레나데 제13번으로 분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모차르트 "아이네 클라이네 나하트 무직" 필사 악보


악기편성은 현악4중주(제1 바이올린, 제2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인데 더블베이스가 첼로와 같은 음을 연주할 수 있게 되어 있고, 그래서 좀 규모가 큰 현악합주로 종종 연주됩니다.       

이 곡은 모차르트가 31세 때인 1787년의 작품으로 원숙기에 접어든 작곡가의 에너지가 느껴집니다. 오페라 <돈 죠바니>와 작곡 시기가 비슷한데 작곡 동기나 목적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독일의 작가인 볼프강 힐데샤이머(Wolfgang Hildesheimer)는 “모차르트의 세레나데들은 대부분 누군가의 의뢰를 받고 작곡했기 때문에 이 작품도 당여히 그럴 것”이라고 했으나, 의뢰인이 누구인지, 언제 어디서 초연되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생전에 출판되지도 않았고,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다른 악보들과 섞여 있었습니다. 모차르트가 죽은 뒤 몇 년이 지나고 그의 아내가 상당히 많은 악보 뭉치를 출판사에 전달해 주었고, 그 중에서 이 곡은 1827년 즈음에 이르러서야 출판되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모차르트 자신이 정리한 작품 목록에 이 곡을 “Eine Kleine Nachtmusik”라는 제목으로 적어 놓았기 때문에 모차르트 사후에도 이 곡이 모차르트의 작품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모차르트는 보통 이런 기악곡에 특별한 제목을 붙이지 않는데, 이 곡에는 유별나게 “Eine Kleine Nachtmusik”라는 제목을 붙여놓았습니다.       

전체 구성은 소나타나 교향곡 등과 비슷하게 4악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제1악장은 빠르고 힘찬 알레그로, 제2악장은 사랑스러운 로망스, 제3악장은 우아한 춤곡인 미뉴에트, 제4악장은 경쾌한 론도 형식입니다. 네 악장 모두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선율로 가득한 곡입니다.    


   

▷ 음악상식: 세레나데와 디베르티멘토     


“세레나데(Serenade)”와 “디베르티멘토(Dievrtimento)”는 비슷한 개념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가벼운 파티, 결혼식 등 여러 가지 연회를 위해 연주되던 가볍고 부드러운 실내악곡으로 주로 18세기 고전주의 음악 시대에 이탈리아, 독일, 오스트리아 등을 중심으로 많이 작곡되었고, 특히 모차르트가 이 장르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들을 남겼습니다. 모차르트는 대체로 특별한 행사를 위해 “세레나데”나 “디베르티멘토”를 의뢰받아 작곡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두 가지 모두 정해진 형식은 없지만, 1악장은 소나타형식을 많이 사용했고, 미뉴에트나 론도 등을 포함하여 대개 3악장부터 10악장까지 여러 개의 짧은 악장으로 구성됩니다.      

“세레나데”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원래 “사랑하는 사람의 창가에서 저녁에 부르는 사랑 노래”였습니다. 중세부터 이미 “세레나데”의 개념이 시작되었는데, 오랜 시간을 지나면서 점점 기악 연주곡으로 변화해 갔습니다. “디베르티멘토”는 춤곡 모음곡에서 변화 발전한 것으로 보이고, 소규모 앙상블 위주로 이 제목이 붙었습니다. 대체로 “세속적인 오락 음악”의 뜻을 담게 되었습니다. 이 두 가지와 비슷한 용어로 “노트루노(notturno)”, “케세이션(cassation)”도 있습니다.       

모차르트는 현악 앙상블 뿐 아니라 관악기나 좀 큰 규모의 앙상블을 위한 “세레나데”, 더 나아가 “하프너 세레나데(Haffner Serenade)”, “세레나타 노투르나(Serenata Notturna)” 등 오케스트라를 위한 “세레나데”를 작곡하기도 했습니다. 모차르트의 “디베르티멘토”는 대부분 현악4중주나 현악 앙상블을 위해 작곡했습니다.      


19세기 들어 “세레나데”는 점점 다양한 모습을 띄었습니다. 드보르작(Antonín Dvořák)과 차이코프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 요셉 수크(Josef Suk) 등은 <현을 위한 세레나데>의 명곡들을 남겼고, 브람스가 작곡한 관현악을 위한 두 곡의 <세레나데>는 교향곡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는데, 교향곡 작곡을 위한 준비 과정으로 작곡한 것이라는 비평도 있습니다.

20세기에는 스트라빈스키가 독특한 스타일의 <피아노를 위한 세레나데>를 작곡했고, 브리튼(Benjamin Britten)의 <테너, 혼과 현을 위한 세레나데(Serenade for Tenor, Horn and Strings)>, 쇤베르크(Arnold Schoenberg)의 <바리톤과 7중주를 위한 세레나데 작품 24(Serenade for Baritone and Septet Op. 24)> 등 특별한 양식의 “세레나데”를 작곡하는 등 다양한 형식으로 발전해 나갔습니다. 

“디베르티멘토”는 19세기 낭만주의 시대에는 자취를 감췄다가 20세기 들어 몇몇 작곡가들에 의해 부활합니다. 가장 유명한 작품은 헝가리 작곡가 바르톡(Béla Bartók)의 <현을 위한 디베르티멘토>입니다. 묘한 분위기를 갖고 있는 명곡입니다. 그 외에도 메트너(Nikolai Medtner), 부조니(Ferruccio Busoni), 퍼시케티(Vincent Persichetti), 워리넨(Charles Wuorinen), 프로코피에프(Sergei Prokofiev),브리튼(Benjamin Britten), 번스타인(Leonard Bernstein) 등의 작품이 있습니다.   



https://youtu.be/QZWKUszkbXU

모차르트 "아이네 클라이네 나하트 무직" 전곡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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