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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아나 Feb 27. 2023

The Pianist

쇼팽 발라드 1번

g minor 곡이지만 차분하게 C 음으시작하는 중세 유럽의 자유로운 서사시 같은 쇼팽 발라드 1번은 아름답지만 슬픈 이야기다.  우울해도 선을 넘지 않으려는 처절한 노력.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나를 슬픔 속에 내 버려두지 않듯 장조와 단조를 넘나드는 곡의 흐름을 주목해야 한다.


영화 The Pianist 속 쇼팽 발라드 1번은 뭣도 모르는 고등학생일 때 만났고 공부했다.  시절 내가 사랑과 죽음의 힘겨움과 깊이를 가늠할 리 없다. 이제라도 곡을 이해하는 만큼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그래서 같은 곡을 나이대에 따라 다시 연주하는 것이 필요하다.


폴란드 출신 유대인 피아니스트 슈필만은  2차 세계대전으로 모든 것을 잃고 생사의 갈림길에 만난 독일 장교 앞에서  곡을 연주하게 된다. 굶주림에 지친 하지만 삶의 의지가 있는 인간의 내면을 고스란히 반영한 듯 단조의 곡이지만 장조로 시작하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흘러간다. 그 곡이 그 모습이 독일 장교를 감동하게 했고 슈필만은 목숨을 부지한다.


삶에 지쳐 힘겨울 때면 이 곡을 찾아 듣는다. 내 마음 같지 않은 인생길은 분명 단조이지만 어차피 포기 못하고 가야 한다면, 그 씁쓸함 너머로 끝을 알 수 없다면 적절히 조절해 가면서 탄력적으로 장조로 바꾸는 것이 삶의 리듬을 위해 좋을 듯하다.  







https://youtu.be/6zuvYqr7w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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