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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아나 Mar 09. 2023

현을 위한 아다지오

Adagio for Strings

미스트처럼 흩뿌리는 비가 오던 아침. 잔뜩 흐린 하늘과 미세먼지로 텁텁한 공기가 '현을 위한 아다지오' 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직접 참전했던 올리버 스톤 감독이 월남전을 실감 나게 묘사한 1986년 영화 플래툰의 OST로 유명한 이 곡은 미국의 작곡가이자 성악가 사무엘 바버에 의해 1936년 작곡되었다. 성악가 출신답게 애절한 가창적 성격과 호소력을 가진 탓에 추도 음악으로도 널리 쓰인다.



얼마 전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 년을 넘겼다는 소식을 접했다. 당하지 않고는 절대 짐작할 수도 없는 참상을 떠올리며 먹먹해졌다. 우크라이나의 12살 소녀가 쓴 책 <당신은 전쟁을 몰라요> 2023. 생각의 힘. 에서 여느 때 같은 아침이 어제 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며 떠오르는 해와 파란 하늘이 이토록 감사하고 아름다운지 몰랐다는 말은 70여 년 전 전쟁을 겪은 우리나라후세들은 막연하게만 생각하겠다는 안타까움마저 들게 했다.


느린 단조곡의 슬프고 애수 어린 선율을 듣고 있자면 지구 반대편 삶의 터전과 가족을 잃은 이들과 유명을 달리한 영혼의 안식을 빌게 된다. 평범한 일상이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환절기 비염에 불평하느라 내게 주어진 시간을 덧없이 흘려보내고 뜻대로 풀리지 않는 인생이라며 투덜거린 나를 돌아본 아침 풍경.







https://youtu.be/WAoLJ8GbA4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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