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아니 자주 피곤한 아이를 굳이 공부시켜야 하나 할 때가 있다. 그건 아마 네가 그렇게 힘든 줄 몰랐다고 사과하시던 어느 날의 엄마 모습이 잊히지 않아서 일지도 모른다. 7시간씩 해야 하던 악기 연습, 병행해야 했던 학업과 명문대를 가야 한다는 태산 같던 숙제가 지나가고 남은 건 애착에 대한 갈구, 외로움,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더 좋은 자식이지 못했다는 부모님에 대한 미안함, 죄책감, 그리움 그리고 소용없는 후회.
나이가 들어도 어린 내게 채워지지 않은 정서적 지지는 평생 그림자로 남아 따라다니며 채우고 싶다고 어린아이처럼 매달린다.
아이에게 필요한 건 사랑과 멍 때림과 칭찬과 친구와 추억과 웃음이다. 아이는 때려서도, 비난해서도 안된다. 알면서도 사람이기에 불쑥 입에서 삐져나오는 모습에 흠칫 놀라는 나를 발견할 때면 부끄럽고 미안해서 숨고 싶다.
아이는 행복해야 한다. 젖을 먹을 때, 옹알이할 때, 걸음마를 할 때, 침 흘리며 이유식을 받아먹을 때, 기저귀를 땔 때 아이는 이미 할 일을 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