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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아나 Jul 09. 2023

꽃반지 끼고

이루마. Kiss the rain

https://youtu.be/imGaOIm5HOk





비 오는 아침의 산책을 좋아한다. 풀냄새가 어떤 향수보다 가슴을 설레게 한다. 나는 겁이 많지만 점점 거세어지는 빗줄기는 오히려 반갑다. 우산을 끄고 맞고 싶지만, 미친 여자 같아 보일까 상상에 그친다. 비는 묘한 약이다. 언제나  이상 뭘 더 바라냐고 말하는 듯하다.


아파트 단지지만 집 주변엔 나무가 많아 고맙다. 사이사이 이름 모를 들꽃은 보석이다. 우산을 받쳐 들고 아무 생각 없이 걷다 보면 파란색, 노란색, 주홍색의 꽃이 숨어있듯  피어 있고, 나는 그 아이들을 유심히 본다. 바쁜 걸음을 멈춘다.

누가 심은 것도 아닌 어디서 날아온 존재가 정착한 결과는 여리지만 눈길을 사로잡고, 나는 그 애들을 알아봐 주고 싶다.



클로버가 잔뜩 피어 있다. 그 사이엔 토끼풀이 나도 있다며 하얀 미소를 짓는다. 토끼풀 두 개로 반지와 팔찌를 만들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토끼풀 줄기에 작은 홈을 내고 두 개를 연결하던 어린 시절은 어디로 갔을까

아들에게 반지를 만들어 끼워 주었다. 의외로 가만히 받아주는 아이가 고맙다. 그걸로 오늘치 그리움을 채우고 내 마음도 토닥거린다.

괜찮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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