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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by 석담

재작년에 혼자되신

장인어른을 만난

여든 하고도 다섯 살

아버지는 인사 대신

낯선 한마디를 토해 낸다.


"사돈, 내 이혼하렵니다."


기가 차 말문이

막힌 여든셋 울 엄마

선빵을 맞고

죄 없는 도마만

두드리다 돌아서

눈물 훔친다.


60년을 살고도

여전히 전쟁 중인

우리 부모님

두 분의 행복한 노후를 위해

거침없이 한마디 거들었다.


"이혼하세요."


그래도 살아온 60년 세월이

아쉬워

라면도 못 끓이는 아버지

끼니 못 챙길까 걱정에


엄마는 돌아누워

깊은 한숨만 내 쉬며

뜬 눈으로 긴 밤을 지새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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