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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江)을 건너는 역사와 문학
by
석담
Nov 1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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雨歇長堤草色多
비 갠 강둑에 풀빛 짙어 가는데
送君南浦動悲歌
남포에서 임 보내며 슬픈 노래 부르네
大同江水何時盡
대동강 물은 어느 때 마르리오
別淚年年添綠波
해마다 이별 눈물 보태는 것을
학창 시절에 배운 고려시대의 문신 정지상의 한시 송인(送人)은 강가에서 떠나간 님을 그리는 애틋한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다. 그 님이 임금인지 연인인지는 차치하고라도 왜 강가에서 이별의 슬픔을 노래해야 했는가?
정지상의 한시에서 대동강은 그리움의 강이었다.
우리네 삶의 희로애락이 강(江)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하면 너무 지나친 비약일까?
"님아 저 물을 건너지 마오"로 시작하는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는 아내의 만류를 뿌리치고 강을 건너다 익사한 남편과 그 남편을 따라 강물에 몸을 던진 아내를 노래한
고대가요로 그 강은 처절한 슬픔의
강이었다.
조선시대 실학자 박지원은 수필
'
일야구도하기(一夜九渡河記
)
'에서 체험과 관찰을 통해 세상을 사는 지혜를 이야기했다. 박지원이 건넜던 강은 외부 환경에 현혹되는 인간의 삶을 경계하는 인간의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 보이는 변화무쌍한 강이었다.
'톰 소오여의 모험' '허클베리핀의 모험'의 작가 마크 트웨인에게 미시시피 강은 삶의 터전이자 창작의 강이었음은 반론의 여지가 없다.
로마의 장군 줄리어스 시저가 주사위는 던져졌다고 외치며 건넌 루비콘강은 되돌릴 수 없는 결단의 강이었고
인도의 갠지스 강은 죽은 이들이 다시 천상에 태어나기 위한 영생의 강이 다.
그리고 요단강은 천국으로 가기 위한 돌아올 수 없는 죽음의 강으로
통한다.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나일강은 생명의 원천이었다.
20년 전에 이집트의 카이로에 출장을 간 적이 있었다.
나일강가에서 작은 배를 타고 일몰을 보았다.
저녁노을에
붉게 물든 나일강은 쇠퇴한 이집트 문명에의
진한 아쉬움의 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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