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친구 어머니가 떠나신 날

친구 어머니의 명복을 빌며

by 석담

8월의 폭염이 쓰러질 줄 모르던 그날

그녀의 어머니는 끝내 한 줌 꽃이 되어 스러지셨다.


친구는 나의 브런치에 '좋아요'를 누르며 응원했고

나의 노인에 대한 단상을 공감한다 했었다.

그 초등동창 밴드에 댓글을 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부고를 접했다.


그녀는 내 국민학교 동창이었고, 수많은 제자를 길러낸

선생님이었으며, 산티아고 순례길을 완주한 강철 같이

단단한 여성이다.


몇 해 전에 그녀는 어머니와 함께 나의 청도 농막에 들렀었다. 그녀의 선친 선산이 있는 청도에 오는 길에 기꺼이 나의 텃밭을 찾았었다.

내가 챙겨 드린 야채와 과일을 받고 소녀처럼 기뻐하시던 그녀의 어머니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녀의 부고를 받고 나는 알량한 몇 푼의 돈으로 슬픔을 대신해야 했다.

그리고 나의 아버지, 어머니는 아직 괜찮다고 위하며 한없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머지않아 다가올 깊은 슬픔의 시간을 생각하니 눈앞이 아득해졌다.


부디 그녀의 어머니가 좋은 곳에서 편안하게 영면하시기를 빌어 본다.

그리고 그녀의 슬픔을 조금만 덜어내고 작은 위로를 주고자 나의 부족한 글을 남겨본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