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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hkim

파리포토 참관을 마치고 그랑팔레의 이층에서 계단을 내려오며 하얀 대리석 위에 떨어진 계단난간의 그림자를 보았습니다. 너무 아름다워 렌즈를 갖다 대는 순간 갑자기 오버코트 자락을 펄럭이며 걸어오는 여인의 신발이 프레임에 걸렸습니다.


찰칵, 찰칵.


자기의 길을 막고 뭘 하나 잠시 혼돈스러운 표정의 그녀를 본 순간 나는 한 손으론 카메라 렌즈를 보여주며 다른 한 손으론 그녀의 구두를 가리키며,


“당신의 신발을 찍었어요.”


그 순간 저희 두 이방인들의 눈이 마주쳤고 따뜻하고 환한 미소가 피어올랐습니다.


찰나의 순간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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