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직장은 처음이라...

쓸데 있을 법한 프랑스/유럽 직장 적응 팁

by 이제 Primary

MY EX-WIFE'S SECRET RECIPE




광화문 서울파이낸스센터에 있던 가정식 파스타 맛집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지금도 운영하는진 모르겠으나, 10여 년 전 모임장소로 가끔 이용했던 곳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독특한 식당이름이네요.


누구나 한두 가지씩 가지고 있을 나만의 생활 레시피.

프랑스 직장생활 (넓게는 유럽 다른 국가에도 적용될 거 같네요.)에 대해 알아두면 도움 될. 숨은 필살기는 아니나, 두루두루 쓰일 레시피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문화적 뉘앙스 차이, 언어장벽, 조직문화 등을 흔히 얘기할 수 있겠으나, 부문전체 (상품기획 및 개발부서) 70여 명의 구성원 중 유일한 non-European nationality and non-French speaking 직원이었던 (이후, 인도계 미국계 직원들이 추가되었네요.) 제가 초기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나름의 노하우를 다섯 가지 정도 추려봤습니다.


1. 구글번역기

설명이 필요 없는 필수템. 해외 직장생활, 특히 프랑스 같은 비영어권에서 불어 한마디 몰랐던 제가 정착할 수 있었던 데는 구글번역기의 도움이 절대적 이였습니다. 문서의 나라답게, 서명이 필요한 각종 서류, 업무 관련 웹페이지, 연말정산, 월급명세서, 직원복지 관련 등은 당연히 불어로 적혀있고, 약 30% 정도의 업무 관련 문서 (특히, R&D 관련)는 여전히 불어버전만 존재했습니다. 구글번역기를 기본으로, MS Office 상에도 받은 이메일이 불어일 경우, 바로 번역해 주는 기능이 있어, 업무효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MS Teams 회의 시, 실시간으로 Speech to Text 자동캡션번역을 해주는데, 정확도는 아직 낮은 수준이었네요. 두꺼운 한불/불한사전을 옆에 두고 고군분투하던 시절을 지나, 구글/MS번역기 시대를 거쳐, 이젠 AI 기반 다양한 프로그램이 출시 중이네요.

화면 캡처 2025-05-26 101807.png Image (왼쪽부터 시계방향) : Google Translate / MS Office outlook / MS Teams


2. 프랑스식 영어 표현

나름 글로벌 회사를 지향하는 회사인지라, 대부분의 회의진행과 자료는 영어가 기본이었습니다. 가끔 영어가 불편한 직원들이 있거나, 격해진 토론으로 인해 불어로 전환되는 경우를 제하고, 제게 다행스러운 업무환경이었죠. 하나,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영어 표현에 그 속뜻이 좀 다른 경우가 있고, 이는 프랑스어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을수록 (본격적으로 현지 언어를 공부할수록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는 느낌 경험해 보셨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그 예를 몇 개 들자면,


Globally: '전 세계적으로'라는 영어 뜻과 달리, 프랑스인들은 일상에 '전반적으로 / 총체적으로'라는 뜻으로 씁니다. 불어에 'Globalement'이란 단어에서 유추할 수 있겠네요. 업무상 유럽, 아시아, 남미 등 다양한 세계 시장을 다루게 되는데 이때 Global이 그 글로벌이 아닐 수가 있다네요....

Orientation: '방향설정'이라는 뜻으로 쓰이나, 회의 후 결정 사항 및 팀장의 지시사항을 직접적으로 의미합니다. 과거 대학교 시절 새 학기 'OT'라고 줄여서 사용했던 표현이었는데 말이죠.

Predispose: 어떤 경향을 갖는다는 영어 뜻인데, 업무적으로는 특정 부품/프로그램이 해당 제품에 우선 탑재되어 있다는 표현으로 사용되었습니다.

화면 캡처 2025-05-26 140941.png 전 세계적으로 긍정적? --> 전체적으로 긍정적!


3. Emotional Intelligence

동시대의 관심사나, 업무 외적인 부분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동료들 간 일종의 감정적 연대나 최소한의 상호 친밀도, Emotional intelligence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회사의 업무진행은 8할이 Network 여부에 좌우합니다. 누가 어떤 일을 하는지 인지하고, 해당 직원과 최소한의 관계설정이 되어 있어야 수월하겠죠. 개인의 업무자질도 많은 경우, 얼마나 주변 부서들과 협업해서 성과를 빠르게 내느냐가 중요하죠. (우리식 표현으로 '구워삶는다'라고 할 수 있을까요) 특히, 아시아 지사에서 본사로 파견 온 저의 경우 networking이 주요한 일과였습니다. 출근 시, 점심식사 등등 Small talk 가 주요했습니다. 평소 Google news feed 등에 프랑스 시사 전반 기사를 받아볼 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 8년간의 경험상, 정부정책, 지난번 휴가 그리고 다가올 휴가, 이렇게 세 가지가 가장 자주 다루어진 일상의 Small talk 주제였네요. 프랑스어 시험 DELF 준비 시에 자주 봤던 Youtube 채널 Easy French도 프랑스 현지들의 생활과 관계 문화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었죠.

https://www.youtube.com/@EasyFrench

4. 프랑스식 토론문화

언제 어디서나, 프랑스인들은 토론을 좋아합니다. 그 중심에는 다양성(Diversity)이 있습니다. 남들과 다른 의견이 있음에 뿌듯해하고, 아이디어에 또 다른 아이디어를 얻져, 토론은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넙니다. 프랑스인 직장인들은 고로 존재합니다. (시간이 좀 많이 걸려서 그렇지, 물론 결론을 내긴 냅니다...) 많이 변하고 있다고는 하나, 교육적 뿌리가 다른 한국인들에게는 언어적 한계를 넘어 어색한 분야이죠. 다행히 저의 경우, 중국 상해에서 미국과 중국의 복합적 직장문화, 홍콩에서 프랑스와 홍콩의 융합 조직을 경험한 터라 비교적 토론참여가 용이했던 거 같습니다. MBC 100분 토론 같은 TV프로그램에 대통령이 직접 출연해 평론가들과 직접 맞짱(?) 뜨는 프랑스. 직급을 막론하고, 자율적이 돼 논리에 근거한 발언은 언제나 자신의 존재감과 가치를 높이는 작용을 합니다. 최근 들어 Klaxoon 같은 회의 주재 프로그램들을 많이 사용하고, 코로나 이후, MS Teams 회의가 일반화된 터라, 시중에 다양한 화상토론 잘하는 기법(특히, LinkedIn Training)들을 활용해도 도움이 되는 거 같습니다.

화면 캡처 2025-05-26 173648.png 엠마누엘 마크롱 현 대통령과 상대 정당 마린 르펜의 토론 방송


5. 그놈의 아이콘

미적 감각이 높다고 볼 수 있는 건가요? 프랑스 직장에서는 자료작성 시, 다양한 아이콘 이미지를 꽤 많이 사용합니다. 파워포인트를 이용해 자료 작성 시, 시각적인 요소로써 아이콘을 사용하여 의미전달의 효율과 발표진행의 효과를 높이는데, 꽤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걸 느꼈습니다. 더불어 저도 덕분에 '한 파워포인트' 하게 되었죠. 사실 아이콘 이미지를 쓰는 건, 프랑스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문서작업 행위에 있어 지난 10년간 일터에서 일어난 세계적(?) 현상이라 생각됩니다.

cppi.jpg


한국의 직장문화나 일하는 방식도 지난 10여 년간 꽤 많은 변화가 있었을 텐데, 유럽권 특히, 프랑스의 직장문화, 구성원들의 업무방식을 경험한 건 단순히 적응을 위한 목적을 넘어, 개인적으로 생각과 행동을 유연하고, 'globalment positif' 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던 거 같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슬기롭기 어려운 프랑스 처음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