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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마음 Feb 06. 2024

우리 또 떠나요?

작가 셋의 여행작당모의


설 연휴가 곧 다가온 다는 것을 핑계 삼아 우리는 또 만났습니다. 그 사이 지금 사진작가님은 눈을 수술했는데 그래서 무려 3개월이나 금주를 하셨지 뭐예요. 지금 사진작가님의 금주가 끝나기도 해서 오랜만에 일 잔을 하기로 했지 뭐예요.ㅎㅎ 술을 사랑하는 분인데 3개월 금주가 가능한 것도 너무 신기하더라니까요? ㅎㅎ


시끄러운 곳을 워낙 싫어하는지라 룸이 있는 이자카야를 미리 예약하고, 일요일 오후 5시에 만났습니다. 일찍 먹기 시작해야 오래 마실 수 있으니까요.ㅎㅎ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떤지 모르겠네요.ㅎㅎ) 아무튼 저의 생각은 그랬습니다. 그렇다고 낮술로 시작하긴 너무 백수 같잖아요.



오랜만에 만난 모임이라 한참 각자의 근황토크를 하고, 지노그림 작가님의 은퇴이야기도 듣고, 지금 사진작가님의 수술 후기와 금주후기도 들으며 가볍게 시작한 생맥주 한 잔을 금방 비워버렸습니다. 본격적으로 술을 마시기 위해 사케를 시키고 안주를 시켰더랬죠.


맥주에 치킨가라아케를 먹고, 사케를 먹으면서는 제가 좋아하는 모찌리도후를 주문했는데요. 사람은 역시 변하지 않습니다. 우리 지노그림 작가님, 이 안주를 처음 먹는다는 거예요. 예전에 저희가 만났을 때 이미 한 번 제가 시켜서 함께 먹은 적이 있거든요.ㅎㅎ 지노그림 작가님은 꼭 기억해야 하는 것들만 선택적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어요. 저도 좀 덜어낼 건 덜어내고, 훌훌 털어버리고 살면 더 좋을 것 같더라고요. 쓸데없는 것까지 죄다 기억하지 않고 말이에요.



이쯤에서 우리의 여행 이야기가 빠질 수 없겠죠?ㅎㅎ 이번엔 어디로 갈 것이냐, 언제 갈 것이냐 이야기를 하다가 아주 간략하게 두 군데로 나라가 좁혀졌습니다. 시기는 가을로 정해져 버렸고요. 9월이나 10월에 가기로 땅땅 못을 박아버렸죠.


나라는 첫 번째는 이탈리아 바리인데요. 구두 굽의 끝에 있는 아주 근사한 휴양지입니다. 물론 바리에 기지를 잡고 이 도시, 저 도시를 다닐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요. 이탈리아를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저는, 지노그림 작가님과 함께 여행하는 동안 이탈리아에 꼭 가보겠다는 굳은 다짐을 하며... 이왕이면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ㅎㅎㅎ


두 번째는 포르투갈입니다. 리스본의 야간열차를 본 저는... 20대부터 포르투갈에 대한 로망이 있었어요. 그래서 꼭 가보고 싶었는데 이번 여행지 후보에 넣게 되었죠. 그런데 포르투갈은 스페인과 붙어 있어서 스페인의 도시도 두세 군데 다녀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포르투갈을 가게 된다면 오스트리아 고사우에 먼저 들러 지난번 여행에서 만난 할아버지와 다시 만나 수제비도 같이 끓여 먹고 인연을 조금 더 돈독히 하고 돌아오기로 했죠. ㅎㅎㅎ


이렇게 글로 쓰고 보니, 정에 약한 세 사람... 이번 여행 왠지 고사우 할아버지를 만나러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ㅎㅎ 물론 비행기표를 티켓팅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저희가 어디로 튈지.ㅎㅎㅎ 이러다 또 아주 생뚱맞은 나라로 갈지도 모르죠. 그래서 함께 하는 것이 더 즐거운지도 모르겠어요. 여행은 준비할 때부터 우리를 어디로 데려다 줄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이 행복하고 설레는 마음을 가득 안고, 떠나기 전까지 아주 오랫동안 기쁘게 만끽해보려고 해요.ㅎㅎ 함께 떠나는 작가님들의 마음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일단 저는 텐션 업! 벌써 잔뜩 신이 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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