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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마음 May 28. 2024

서른 중반이어도 딸입니다만

딸에게 어버이날이란


가정의 달이 끝나갑니다.

오랜만에 브런치에 복귀하기도 했네요.

그간 주어진 환경에서 삶을 나답게 산다기보다

버텨내느라 정신적 여유가 없었습니다.


매년 5월.

항상 똑같이 돌아오는 어버이날인데

그때마다 어쩜 이렇게 고민은 똑같은지...

카네이션은 어떻게 드리지? 용돈은 얼마 드리지?

올해는 선물을 해볼까? 아냐 아냐 그냥 돈이 낫지.


그렇다고 꽃 한 송이 없이 용돈만 띡 드리자니

우리 엄마는 소녀 감성을 가진 F라 서운해할 거고,

아빠는 꽃이라도 받아야 어버이날 같은 기분을

내실 것 같아서 결국 꽃바구니까지 선정.



각각 엄마, 아빠에게 줄 꽃바구니 후보들을

사진으로 캡처해서 남동생에게 보냅니다.

가격과 함께요. 왜냐면 더치페이할 거니까요.^^

꽃 바구니를 고르고, 나름 작년과 다른 문구를 고민해

짧은 메시지도 써서 꽃가게로 보내고,

엄마, 아빠에게 용돈을 얼마 드릴지까지 정하면

소소한 준비는 끝이 납니다.


별 것 아니고 잠깐만 시간을 내면 되는 일인데

매년 어버이날마다 이런 것이 번거롭기도 하고,

올해는 또 무얼 하나 걱정되고 귀찮기도 하더라고요.

네, 어쩔 수 없는 불효자입니다...ㅎㅎㅎ


대략 어버이날 일주일 전,

혹은 노동절에 예약을 하는데요.

예약을 마치고 며칠이 지나면 기다렸다는 듯이

어린이날이 먼저 다가오잖아요. : )

이젠 어린이도 아닌데 아침부터 신이 난 저는

가족 단톡방에 글을 남깁니다.


“올해 어린이날 선물은 모야?”

다들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지만

소녀 감성임 우리 엄마는 매번 작은 선물을 줘요.

딸이 좋아할 만한 목걸이, 반지, 팔찌 등등.



딸에게 어버이날은 귀찮은 기념일인데,

엄마에게 어린이날은 아직도

딸을 즐겁고 기쁘게 챙기는 날인가 봅니다.

여전히 철이 들지 않는 저는...

서른 중반이어도 여전히 중학생 같은 딸이고요.ㅎㅎ


내년 어버이날엔 귀찮아하지 않고,

작더라도 조금 특별한 이벤트라도 해보고 싶어요.

매번 귀찮아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어쩔 수 없이 기본만 하는 기념일이 아니라

오래 기억될 수 있는 날이 되도록 말이에요.

이 마음 변치 않아야 할 텐데...

오늘도 아직 저는 제 피곤함만 먼저 생각하는

중학생 같은 딸입니다.

엄마, 아빠, 사랑해. 이게 내 진심이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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