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계획이 송두리째 흔들렸다는 것
얼마 전, 선배에게 연락이 왔다.
함께 하던 연구를 다시 시작해 보자고...
나는 항암치료로 많은 것을 포기했다.
유학을 준비하고 있었고, 더 좋은 조건을 만들기 위해 논문도 쓰려했다.
하지만 유방암을 진단받아버렸다.
그 이후 나의 모든 계획이 틀어졌다.
삶이 흔들려버렸다.
준비하던 유학은 꿈처럼 멀어졌고, 논문은 시작도 못한 채 끝났다.
그렇게 대학연구원으로서의 하루하루를 버텼다.
체력이 부족했지만,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내 몫을 겨우 해냈고, 주저자 논문은 커녕 공동저자만으로도 감지덕지했다.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2주 동안은 꼼짝도 못 했지만,
걸을 체력이 돌아오면 바로 출근해서 일을 했다.
수술을 하고도 배액관을 떼고 1주일 만에 운전대를 잡았다.
정말 열심히 버티고 버텼다.
그러다 번아웃이 온 것 같다.
함께 논문을 쓰자는 선배의 연락에 그만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
선배는 나에게
"나도 너처럼 유방암을 진단받았을 때 박사과정이었어. 너는 혼자지만, 나는 애 둘을 키우고 있었지.
배부른 소리 하지 마. 버텨. 버티는 사람에게 꼭 낙이 와."
내가 정말 배부른 소리를 하는 걸까.
얼마나 더 버텨야 낙이 오는 걸까.
낙이 오지 않아도 좋으니....
이제는, 그만 버티면 안 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