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고 싶은 승인권자

자기 착취 주식회사

by 당이

진심으로 누가 이렇게 나 일 시키면 퇴사할 거다.

근데 이거 시키는 사람, 나다.


회의를 열어놓고 제일 먼저 입을 여는 사람도 나고,

그 말을 듣고 속으로 한숨 쉬는 사람도 나다.

“이건 오늘 안에 해야죠.”

라고 말하는 순간,

오늘이 끝났다는 걸 제일 먼저 아는 사람 역시 나다.


나는 대표이자 직원이고, 기획자이자 실행자다.

일을 던지는 손과

그걸 받아내는 어깨를 동시에 갖고 있다.


퇴사 버튼 누르고 싶은데

승인권자가 나라서 쉽지 않다.


나의 상사인 나는 나를 과대평가하고,

직원인 나는 그 기대를 증명하려 든다.


투덜대면서도 앉고,

지겹다 말하면서도 하고,

결국엔 끝낸다.


내가 시킨 일을

가장 잘하는 사람이

하필 나라서.


하..........

험난한 먹고사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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