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Kate 여행기

여행앓이

터키

by 당이

지난 여행사진들을 쭉 넘겨보다가

병이 도진다.


20-30대의 나는 겁도 없이 혼자 여행을 갔다.

일 년에도 한두 번씩은 꼭 배낭배고

거지꼴로 남의 나라에서 빈둥거려야 속이 편했다.

그래서 나는 20대부터 꾸준히 일했지만

모아둔 돈이 거의 없었다. 명품 따위는 노 관심이었다.

터키는 내게 별로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지는 않지만 카파도키아에서의 열기구 탑승과 항아리 케밥이 강렬했던 기억이다.


저 케밥은 진짜.. 미친 맛이다

한국인 입맛에 딱이다.

매콤하고 감칠맛이 끝내준다.

카파도키아에서의 2일 여정 중 저걸 두 번이나 먹었다.



이스탄불에서는 고등어 케밥을 먹고 싶었는데 찾을 수가 없어서 현지인한테 물었는데 그가 매우 친절하게 나를 그곳까지 데려다줬고, 가장 맛있다는 곳에서 고등어케밥을 사주기까지 했다. 얻어먹을 수만은 없어서 커피를 사겠다고 했는데 유람선을 타고 가면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비상 레이더가 떴지만 일단 궁금하니 유람선을 함께 탔다. 그 안에서 커피를 내가 사서 같이 나눠마셨다.



그는 내게 명함을 건네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아무래도 여행객에 대한 호의라기보다는

이 조그만 아시아인 여자를 어떻게 해보고 싶은 사심이 가득해 보였다. 유람선의 목적지 근처에 자기 집이 있다고 했다^^ 오호 큰 그림 그렸구나 녀석. 노력하네.


나는 우선 유람선에서 멋진 사진을 건져야 하니 그에게 부탁해 사진을 몇 장 찍고는 목적지에 내려 본인 집에 자꾸 가자고 하는 그를 워워~시키고 공원 벤치에 앉았다. 나도 너네 집 너어어무 가고 싶은데 여기 풍경이 너무 좋으니 10분만 앉아있자고 시간을 끌었다.


어딜 가나 행복하냐고 묻는데 이 남자도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난 늘 그렇듯 별로 행복하지 않다고 하는데

나무 위에서 새 한 무리가 짹짹거렸다.

그러자 그가 말한다.

'네가 저 새들보다 안 행복한 게 말이 되니? 쟤들도 행복한데 왜 네가 행복하지 않다고 하는 거야?'

오~ 맞는 말이다. 그래도 내가 너한테 뭐 하나는 배우는구나.


난 배가 아파서 빨리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하고 그에게 집에 가서 재밌게 놀자며. 그러니까 여기서 꼭 기다리라고 당부했다. (따라오면 안 되니까)


그리곤 나는 화장실 쪽으로 유유히 걸어가다 그의 시야에 안 보일 때쯤 전속력으로 뛰어 길 건너편으로 가서 택시를 잡아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택시 안에서는 다리가 후들거렸다.


숙소 근처에 있는 경찰서에 가서 그의 명함을 주면서

위험한 사람 같다고 전해줬다. 그의 전화번호와 인상착의등을 적어 숙소 측에도 한국인들, 특히 여자들 조심해야 할 것 같다는 정보를 남겼다. 그러다 우연히 숙소에서 만난 한국인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물담배를 시도해 봤다.

까불지 마라...

나 인도에서도 혼자 40일 버텼다.

산전수전 다 겪었다고!


사기꾼들 열받게하기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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