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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이 Jan 02. 2023

마흔인데 어쩌라고

결심을 안 하겠다는 결심

마흔이 되면 진짜 어른이고, 지혜롭고 박식하고,

마음도 단단하고, 타인을 향해 늘 따뜻한 시선을 가지는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했으나


나는 그냥 어쩔 수 없이 나다.

무척 어리석고, 꽤 많은 분야에서 무식하며

감정은 늘 널뛰고, 내가 선택한 사람에게만 따뜻하다.

물론 그것조차 상황에 따라 온도가 다르다.


매년 초에 '어떤 사람이 되어야지'

'올해는 이렇게 살아야지' 결심했었는데

2023년의 resolution(결심)은

그냥 '결심 따위 하지 말고 나답게 살기'다. 그리고 도대체 나는 왜 이 모양이냐며 스스로를 타박하지 않기.



매년 멋진 결심을 하고 결국 지키지 못하는 일이 대부분이고, 또 그다음 해에도 비슷한 결심을 한다. 20년간 비슷한 결심들이 도돌이표처럼 반복된다.


대단한 결심보다 매일의 작은 성취를 이루며 사는 것이 나다운 방식이다. 나는 작은 것들을 자주 성취해야 즐거운 사람이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당장 오늘의 작은 성취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그 삐죽빼죽한 모양을 그냥 받아들이고

좀 둥글둥글하게, 더 예쁘게 만들려고 애쓰지 말기.


이미 고쳐쓰긴 틀렸으니

그냥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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