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가 복구되었다는 소식에 재빨리 사진첩들을 훑어본다. 사진첩을 열자마자 나의 20대가 펼쳐졌다.
모든 것에 미숙했지만 버라이어티 한 삶을 즐기는 생기 가득한, 봄날의 연초록색 새싹들처럼 싱그러웠던 젊은 내가 그곳엔 그대로 있었다.
사진 속 저 여인은 어디로 사라졌을까?ㅎㅎ
마흔을 코앞에 두고 다시 마주한 20대의 나는 누가 뭐래도 너무도 생기발랄해 보인다. 참 곱다.
20대의 싱그러움은 사라졌을지라도 나는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살아냈고, 그 젊음을 갈아 넣어 현재를 만들었음은 부정할 수 없다.
약 20년 후에 내가 현재(30대 극 후반)의 내 사진을 보게 된다면 그때도 같은 생각을 하진 않을까? 내가 아직은 저렇게 생기가 있었다고. 그때도 충분히 괜찮았다고.
그때의 내가 20년간 노력해서 만들어낸 것이 바로 지금의 나라고. 이렇게 많은 것을 누리며 살 수 있도록 젊음을 갈아 넣으며 노력해줘서 나 스스로에게 고맙다는 말을 건넬 수 있도록 하루하루를 알차게 살아야겠다 다짐해본다.
그리고 쓸데없는 음식 사진이나 풍경 등을 찍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대체 어디인지도 기억이 안 난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황홀한 풍경도 사람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 그 음식을 누구랑 먹었는지, 그 멋진 곳에서 누구와 함께 있었는지 그것만이 의미 있는 기록이다.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그때보다 더 치열하게 살 자신이 없다.
나로서는 최선을 다한 20대였다.
다만, 과거로 돌아갈 순 없지만 몸무게는 되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살을 빼자..라는 교훈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