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당이 May 22. 2024

새벽 3시, 토토의 비명

비상, 너와 나를 위한 기록

어제 잠이 안 와서 선악과가 어쩌고 저쩌고 끄적거리고 있던 찰나 토토가 긴 비명을 질렀다. 벌떡 일어나 토토를 살펴보니 축 늘어진 상태로 이미 침대에 배변 실수를 했다. 놀라서 들어 올리니 공중에서 계속 실수를 했고, 내려놓으니 축 늘어져 움직이질 못했다.

어디가 아픈 거야? 나쁜 꿈을 꾼 거야?



그러다 개구호흡을 시작했다.

이래서 부적처럼 산소방을 거실 구석에 고이 모셔둔 것이다 하며 재빠르게 산소방으로 토토를 옮기고 나갈 채비를 했다.


기존에 방문한 24시에선 토토 혈관을 못 찾아 애 혈관을 아작 낸 기억이 있어 다른 곳으로 향했다.

병원에 도착하자 토토는  그 큰 병원을 킁킁거리며 몇 바퀴를 돌았다. 잠에서 막 깬 수의사는 꼬리를 흔들고 병원을 활보하는 토토를 보고는 전혀 응급한 아이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첫마디였다.


그랬으나...

새벽 3시 반에 병원 도착해서

5시 반에 나왔다.

주차장을 빠져나오는데 이미 해가 떴더라.

신체적 + 정신적 피로감이 극심하다.


뚜렷하게 뭐가 문제다 할 수 없고 다양한 가능성만 설명을 들었다.



1. 십자인대 파열로 인한 극심한 고통

(토토 나이와 지병 때문에 이 수술할 수 없음. 득 보다 실이 더 큼. 보조기 착용 권고.)

2. 심장 우심실 문제로 약한 쇼크

3. 악화된 관절염


*1-3번 관련해서 이뇨제나 심장약에 상충되지 않고 심/신장에 무리 없는 진통소염제 받았으나 토토가 집에 오자마자 곤히 자서 투약 안 함. 의사의 최종 소견으로는 이런 부분 때문에 소리 지르며 고통 호소하고 토토도 놀래서 항문이 컨트롤 안 되었던 것으로.


4. 복부팽만감이 심함 (가스제거 약 받음. 고구마 많이 먹더니.. 혹은 별이가 어제 다 뜯어서 다 같이 나눠먹은 김밥 때문인지...)

5. 간이 엄청 커서 심장을 누르고 있음. 그래서 측면에서 보면 폐수종으로 보이나 정면에선 정상이라 간수치 확인하여 약 꾸준히 먹일 것 권고

6. 신장 낭종 확인 되는데 이건 뭘 할 수가 없다고 함

7. 엑스레이상 담낭 슬러지가 심한데 키위모양으로 변해있으면 복부에서 터져서 치명적인 상황이 오기 전에 처치해야 하는데 초음파 자세히 보니 뭔가 응급단계는 아니지만 위험성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단계. 일단 이걸 외과적인 수술을 하는 것 자체가 위험이 높은 상황.

8. 쿠싱 의심. 그러나 보호자 관찰 시 다음다뇨가 발견되지는 않아서 일단 아닌 걸로. 호르몬 관련 투약은 조심스럽게 해야 하는 노견이라 주의 필요.

9.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뇌질환 의심인데 이건 정밀검사 요함. 그러나 노견이라 역시나 조심스러움.


다니는 병원은 수의사님은 참 좋으시나 검사 기계가 거의 없어서 대부분 촉진과 경험치에 의존한다. 그래도 그곳 말고는 정착한 병원이 없어서 심장 초음파나 다른 검사를 할 때는 유목민처럼 떠돌아야 한다.


우선 오늘도 나는 사람으로서 기능을 해야 하니..

병원은 내일 가보는 걸로.


극심한 피곤함에 시달리고 있으나 지금 아니면 또 뭔가 기억이 나지 않아 기록을 놓칠 것 같아서 나를 위해 기록해 둔다.


김토토 그래도 양심은 있는지

오늘 아침엔 밥 투정없이

완밥을 해주셨다.


얘가 뭘 잘 못했다고 이래요... 정말.

일단 나는 다시 눕..

매거진의 이전글 노견장수시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