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논어 말씀은 말재주는 괜히 남에게 반박하다가 미움을 사기 때문에 쓸 데가 없다는 말입니다. 아이들에게 먼저 말재주라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어요.
"더듬지 않고 말하는 거예요."
"말싸움을 잘하고 상대의 말에 반박을 잘하는 거예요."
"팩트를 얘기하고 논리적으로 이야기하는 겁니다."
"말을 맛깔나게 하는 것도 말재주가 뛰어난 거예요."
말재주로 미움을 사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말재주를 부리면 내 말이 맞다고 하더라도 상대가 기분이 나빠요."
"논리적으로 말하고 팩트를 날리면 상대에게 미움을 사요."
오늘의 말과 연결이 되는 앞의 구절을 찾아보도록 했어요. 바로 위정편 16장 공호이단입니다.
"나와 다른 생각을 한다고 공격한다면, 손해가 되어 돌아온다."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그럼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만났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사람을 존중해주면서 반박해요. 보충의견을 내요."
"남의 기분을 먼저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기분이 나쁘지 않을지 생각해요."
"그 사람의 의견을 인정해주고 타협점을 찾아요."
공호이단을 배울 때 아이들에게 해주었던 제 이야기를 다시 해주었어요. 아내와 밤에 창문을 보는데 전신주에 전기가 흐르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연애하던 시절 경포호수에서 봤었다고 했지요. 아내는 기억에 없대요. 제 주장을 굽히지 않고 싸움이 일어나 결국 새벽 2시에 경포호수에 가서 사진을 찍어왔어요. 제가 맞다고 우겨봤자 아내의 마음은 상할 대로 상했어요. 그 광경을 봤는지 보지 않았는지 보다 아내와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 이후에 또 다른 사건이 있었어요. 저는 백신이 무용하고 몸에도 해롭다고 생각해서 맞지 않고 싶다고 했어요. 아내는 그래도 교사로서 맞아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2시간 넘게 서로의 주장을 얘기하다가 아내가 결국 "그냥 나를 위해서 맞아주면 안 되냐?"라고 했고 제가 백신을 맞겠다고 했어요. 내 주장을 펼치는 것도 좋지만 그 사람과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내 의견이 맞다는 자존심을 지키는 것보다 상대의 의견을 인정하고 들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면 말이지요.
아이들이 깨달은 점을 적은 것을 볼까요?
"말싸움에서 이기는 것보단 상대와의 관계가 중요하다."
"말재주를 잘해봤자 남의 미움을 더 사게 될 뿐 좋은 점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