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논어 필사를 했습니다. 오늘의 말씀은 위정편 14장입니다. 군자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군자에 대한 핵심 키워드 6가지를 다시 물었어요.
"최선을 다하면 신뢰를 얻고요. 단점을 과감하게 고쳐야 해요."
"맡은 일을 민첩하게 하고, 말을 신중하게 하고, 옳고 그른 것이 무엇인지 물어봐야 해요."
오늘의 말씀은 그전에 말 주충신에 파벌이 추가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파벌이 무엇인지 물었어요.
"일진들이 무리 지어 다니면서 복도를 막는 거요."
"도적들이 우르르 같이 몰려다니는 게 생각나요."
아이들이 이미지로 파벌에 대한 생각을 표현합니다. 군자는 파벌을 짓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어요.
"길막하면 다른 사람들이 지나갈 수 없어서 불편하잖아요."
갑자기 이런 반론을 합니다.
"근데 군자는 왕따인가요? 친구가 없는 거 아니에요?"
우르르 몰려다니며 무리 짓는 것을 파벌로 생각하니 군자는 혼자 지내면서 친구가 없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아이의 말에서 핵심 질문을 뽑아내 아이들에게 던졌어요.
"파벌을 짓는 것과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지만 다른 사람을 차별하면 파벌을 짓는 거예요."
"무리를 지으면서 다른 사람을 따돌리게 되면 파벌인 것 같아요."
핵심을 아이들이 찾아냈습니다. 누군가를 따돌리고 차별하면 그것이 파벌입니다.
아이들에게 새로운 질문을 했어요.
"지난번에 소금강에 가기 전에 여러분에게 초콜릿을 줬어요. 4, 6학년한테 주지 않았는데 이것도 파벌일까요?"
"아니에요. 각 반에 담임선생님이 있잖아요. 우리 담임 선생님이 우리에게 준 거니까 괜찮아요."
"그럼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파벌이 될까요?"
"4, 6학년이 다 보는 상태에서 준다면 파벌이 돼요."
"왜 그렇지요?"
"5학년만 받고 우리는 받지 않으니 기분이 나쁘잖아요. 듣는 사람이 기분이 나쁘면 차별이 돼요."
"그럼 기분 나쁘지 않게 5학년만 받게 된 상황을 설명하면 파벌이 아니겠네요?"
"네. 우리는 초콜릿 받았다~ 좋겠지? 이러면서 놀리지 않으면 괜찮아요."
다시 새로운 질문을 던졌습니다.
"1반, 2반이 모여 축구경기를 했어요. 우리 반을 응원하는 것도 파벌일까요?"
"스포츠 정신이니 괜찮지 않을까요? 전쟁도 아니잖아요."
"만약에 2반에 친한 사람이 있어서 그 친구를 응원하고 싶으면 어떡하죠?"
"그건 자유니까 괜찮아요. 조용히 티 나지 않게 응원하면 괜찮을 것 같아요."
"티 나게 응원하면 안 되나요?"
"돼요. 응원할 수도 있어요."
"저는 화가 날 것 같아요. 조용히 응원한다면 괜찮을 것 같아요."
"그럼 반드시 우리 반만 응원하게 강요한다면 파벌이 되겠네요?"
"네 2반을 응원할 수도 있는데 우리 반만 응원하게 하는 건 차별이 돼요."
새로운 질문이 생각나 또다시 질문을 던졌어요.
"그럼 한국과 일본이 축구 경기를 했어요. 우리나라를 응원하는 것도 파벌인가요?"
"아니에요. 우리 나라니까 한국을 응원하는 것은 당연해요."
"일본을 응원하는 것은 안 되나요?"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하는데 당연히 안돼요!"
"한국의 자존심을 지켜야죠!"
"우리 반이 아닌 2반을 응원하는 것은 되는데 일본을 응원하는 것은 왜 안되죠?"
"선생님 역사를 모르시는 거 아니죠?"
"영국과 프랑스가 축구 경기를 한다고 해볼게요. 누구를 응원할 건가요?"
"아무나 응원하면 돼요. 좋아하는 나라."
"영국과 프랑스는 아무나 응원하면 되는데 한일전에선 왜 우리나라를 응원해야 하나요? 파벌 아닐까요?"
위안부 할머니, 임진왜란 등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적과 동지에 대한 슈미트의 이야기가 생각나서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한일전에서 우리나라를 응원하는 것은 파벌일까요? 아닐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강신주 선생님의 칼럼을 첨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