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씀은 위정편 15장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입니다. 아이들에게 무슨 말인지 물었어요. 우선 학이불사즉망에 대해 물었습니다.
" 배울 때 집중하지 않으면 얻는 게 없다는 말이에요."
"선생님의 수업을 잘 들어도 자기 의견을 말하지 못하면 아는 게 없는 것과 같아요."
"아인슈타인도 이런 말을 했어요. 생각하지 않으면 죽은 것과 다름없다."
제 이야기도 해주었어요. 제가 고등학교 때 일입니다. 우리 반에 공부를 굉장히 잘하는 친구가 있었어요. 시험시간에 그 친구가 공부하는 것을 지켜보았는데요. 편한 자세로 의자에 등을 기댄 채로 책을 쓱쓱 넘기더라고요. 근데 읽고 있는 책이 대학교에서 배우는 물리학 교재였어요. 고등학교 때 이미 대학교 원론서를 보는 게 정말 신기했어요. 친구는 결국 서울대 물리학과에 갔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그 친구가 머리가 좋아서 공부를 잘하는지 알았어요. 저는 책에 밑줄을 쳐가며 두세 번 읽으면서 죽어라 공부하는데, 친구는 쉽게 한 번만 쓱 보고 멍하니 있는데 성적이 좋았거든요. 근데 알고 보니 멍하니 가만히 있는 게 아니었어요. 자기가 본 것을 머릿속으로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었어요. 제가 하는 공부는 그냥 '학'만 반복해서 했던 것이었고요. 그 친구는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었어요.
아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방법은 바로 내가 배운 것을 자기식으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책을 보지 않고 공부한 걸 머릿속으로 자기화하는 것이지요. 배운 것을 스스로 곱씹어보고 잘 생각나지 않는 것만 책을 찾아보면서 정리하는 겁니다. 뇌를 써야 해요. 인강을 열심히 보기만 하는 것은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아요. 인강 속 강사가 가르쳐주는 것을 보면 내가 공부를 다 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남는 게 없습니다. 내가 다시 배운 것을 머릿속으로 생각해야 진짜 공부가 돼요.
아이들에게 얼마 전에 봤던 정재승 박사님의 뇌과학 이야기도 해주었어요. 우리의 뇌는 우리 몸에 2%밖에 안 되는데요. 전체 에너지의 25%를 씁니다. 그래서 우리는 뇌를 가능하면 쓰지 않으려고 한대요. 생각을 하지 않고 습관대로 사는 것이지요. 이 게의름을 극복하려면 일부러 뇌를 자극하고 새로운 생각을 해야 합니다. 우리 뇌는 죽을 때까지 변할 수 있어요. 이게 뇌 가소성입니다.
사이불학즉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어요. 반대로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로운 이유를 물었습니다.
"공부할 때 추측만 하면 정확하지 않아요. 정답을 보지 않고 내 생각만 추측하면 내 생각만 따르게 돼요."
"아무것도 모르지만 자기 생각만 고집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험해요."
강호동의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사람보다 한 권의 책을 읽은 사람이 더 위험하다" 책 한 권 읽었다고 자기 생각만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다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자기 생각이 모두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만큼 위태로운 사람도 없습니다. 책을 많이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모르는 것이 많다는 사실 앞에 겸손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자기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험한 사람입니다.
아이들은 오늘 무엇을 깨달았을까요?
"나는 생각과 배움을 해야겠다."
"학과 사를 같이 해야겠다. 한번 할 때 제대로 해야겠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을 안 하면 안 되겠다."
"배우면서 생각도 해야겠다."
"나는 책을 읽기만 하지 않고 생각도 할 것이다. 그리고 책만 읽으면 안 되고 생각만 하면도 안된다. 나는 그래서 책을 읽고 읽은 게 뭐였는지 다시 떠올려 봐야 한다."
"무엇을 배우면 학습만 하지 않고 생각도 많이 해야겠다. 그렇다고 내 생각만 해서도 안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