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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도영 Oct 16. 2023

오늘의 성공이 아니라 미래의 실패에 투자한다.



<퓨처셀프>라는 책에서는 조시웨이츠킨이라는 사람의 엄청난 일화가 나옵니다. 그는 6살 때 산책을 하다가 체스를 두는 사람들을 보고 체스에 입문합니다. 17살에 세계챔피언이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조시의 경기를 보려고 경기장에 몰려들었어요. 관심이 부담스러웠던 조시는 체스를 그만둡니다. 대신 태극권을 익혔어요. 


조시는 일부러 자신보다 강한 상대와 싸웁니다. 의도적인 연습이지요. 보통의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상대와 싸우거나 약한 상대와 싸웁니다. 그게 편하니까요. 조시는 불편하지만 강한 상대와 대결해요. 이반이라는 사람은 190cm에 90kg이 넘었고, 가라데 검은띠에, 합기도 8년, 태극권 8년을 수련한 굉장히 공격적인 남자였습니다. 


이반이 다가올 때 화물열차와 부딪히는 듯 했어요. 샌드백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수개월 동안 그와 대결하면서 박살났어요. 연습이 끝나면 조시는 절뚝거리면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솔직히 실패에 투자하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의도적인 연습을 제대로 하면 고통스러울 수 밖에 없어요. 


이반과 대결한 조시에게 변화가 생깁니다. 계속 두들겨 맞는게 익숙해지다보니 가격당하는게 두렵지 않았어요. 공격을 받으면서도 몸을 이완할 수 있게 되자 머릿속에서 이반의 동작 속도가 느려지는 것 같았습니다. 조시와 이반의 우위가 바뀌는 순간이 찾아왔어요. 이반은 조시와의 대결을 피했습니다. 관장님이 둘의 대결을 다시 주선했는데요. 이반이 황소처럼 달려들었지만 조시는 본능적으로 그 공격을 피하고 이반을 바닥에 내동댕이쳤어요. 이반은 발에 문제가 생겼다며 기권했고, 그 이후에 다시는 조시와 대결하지 않았습니다. 


조시는 태극권과 주짓수에서 월드챔피언이 되었어요. 조시에게 실패에 투자하는 행위는 미래의 나를 향한 의도적인 배움의 속도를 높이는 것이었습니다. 목표를 향해 가면서 일시적인 실패와 고통에 투자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미래에 더욱 빠르게 달려갈 수 있어요. 


아이들에게도 지금의 성공을 하는 게 아니라, 미래의 나를 위해서 실패하라고 얘기했습니다. 쉬운 문제만 계속 푸는 게 아니라, 어려운 수학 문제에 도전해보라고 했어요. 축구를 할 때,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 내 실력을 더 향상시킬 수 있는 힘든 상대와 대결해야 해요. 지금 이기고 지는 건 중요한 게 아니에요. 미래의 내가 더 높은 수준이 되어야 합니다. 



조시에게 '실패에 투자하는 것'은 극도의 의도적인 연습이었다. 의도적인 연습과 전문적인 실행을 연구하는 대표적인 학자 안데르스 에릭슨은 의도적인 연습이 습관이나 '자동성'에 반하는 개념이라고 말한다. 인간은 의식적인 노력 없이 일을 수행하는 능력인 자동성을 개발하려는 성향이 있다. 그런데 의도적인 습관은 그런 성향과 상반된다는 것이다.


신발 끈을 묶는다거나 운전을 하는 것과 같은 작업에서 자동성이 나타나는 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다. 정신이 자유로워져 다른 일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이나 배움 등에서 자동성이 나타나면, 그동안 익힌 것들이 그 수준에 머물러 있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퇴보한다. 


<퓨처 셀프>166쪽












       


        퓨처 셀프저자벤저민 하디출판상상스퀘어발매2023.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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