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께서 가을을 만들어 주기 위해 어린이집 현관에 꽃이 피기 전 탐스러운 국화 화분을 두 개를 가져다 놓았다. 노랗게 피면 얼마나 예쁠까 아이들과 여기서 사진도 찍으면 좋겠고 향기도 맡으면 좋겠고 여러 가지 상상을 해본다.
바깥놀이를 하려는 아이들은 처음 보는 화분에 제일 먼저 관심을 쏠린다.
손으로 만질까 말까 조심스러운 초록이와 은빛이
선생님 따라 코를 킁킁거리는 달님이
궁금한 건 못 참지 먼저 손이 가는 별님이와 샛별이
그럼에도 관심 없는 햇님이와 달콤이
이건 뭐야! 봉우리를 냉큼 따버리는 초롱이
여러 가지 아이들의 반응 속에 초롱이에게 우리는 알려준다. 그리고 모든 아이들에게도!
"꽃이 아프겠다! 우린 눈으로 보는 거예요"
초롱이는 두 눈을 꿈뻑꿈뻑,
이걸 왜 눈으로 봐야 하는지를 하지만 곧 탐스러워질 꽃을 보기 위해 우리는 알아야 한다. 아니 알려줘야 한다. 그렇게 가을이 깊어가는 동안 아이들은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했고 '눈으로 보는 거예요' 주문을 쉬지 않았다. 그 후로 꽃봉오리를 지켜냈다. 결국 꽃봉오리에서 노란 국화꽃이 활짝 탐스럽게 피어났고 그제야 초롱이도 코로 향기를 맡으며 즐거움을 느꼈다.
아이들은 어른과 다르다.
한번 약속한 것은 꼭 기억하고 행동한다.
또한 아이들이 잘 배웠다. 눈으로 보는 것을
그것은 가을이 가고 꽃을 잊고 있던 추운 겨울 어느 날, 초록이에서부터 짙은 결과물이 나왔다.
연차를 내고 출근한 선생님이 사 온 사과맛 음료수 두 개가 아직도 주인을 찾지 못하고 기다리는 동안 아이들이 이 복도를 여러 번 오간다.
'안만 봐도 이건 마시는 거야, 내가 아는 맛이야'하는 눈빛과 손짓으로 반갑게 아는 척을 한다.
햇님이도 아는 맛이다.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뭐~"한다. 그때다. 초록이가 나선다.
당당하고 우아하게 그리고 친절하게!
"이건 눈으로 보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