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라는 이유, 그 하나만으로도 나는 충분했다
아침 6시 45분, 러닝머신 위에 올랐다.
몸이 아직 덜 깬 상태에서, 러닝화 끈을 조여 매며 마음속으로 되뇐다.
“오늘도 해보자. 버텨보자.”
기흥에서 교육을 마치고, 안성공장으로 이동했다.
한 끼도 못 먹은 채 허겁지겁 밥을 밀어넣고, 마음을 진정시킨 뒤
체력단련실로 걸음을 옮겼다. 저녁에는 10km를 뛰어야 한다.
아니, 그보다는… 무너지지 않기 위해 뛰어야 했다.
혼자라는 기분, 그러나 혼자일 수 없는 마음
요즘 내 마음속에 자꾸 드는 감정은
“미안하다”는 말밖에 없는 것 같다.
입사한 지 이제 고작 5일.
그런데 벌써부터 미팅은 끊이지 않고, 교육은 숨 막히고,
OJT는 빡세고, 중간중간 고객 미팅까지 끼어 있다.
그리고 들리는 말로는 이번 달 말에 중국 출장까지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나는 회사를 버티고 있고, 회사는 나에게 계속 밀려오고 있다.
그 속에서 제니에게, 윤호에게, 그리고 내 삶에게 너무 많은 것을 빌리고 있다.
제니야, 정말 미안하고… 고마워
나는 주중에 집에 들어가지 못한다.
주중에 적어도 이틀은 집에 갈려고 했는데
이번 주도, 다음 주도. 그리고 그 다음 주엔 해외 출장이 생길지도 모른다.
당신이 홀로 아이를 돌보고, 모든 걸 감당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그 옆을 지켜주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더 미안하다.
말로는 다 표현하지 못하는 이 마음을 어떻게든 전하고 싶어서
나는 오늘도 러닝머신 위에서 뛰고, 또 이렇게 글을 남긴다.
그런데도, 당신은 늘 “힘내”라고 말해준다.
내가 기도한다고 했을 때, 같이 기도해주고,
“괜찮아”라고 말해준다.
그게 나에게는, 너무나도 큰 힘이다.
강한 사람이 되어야겠지
오늘 10km를 뛰며 나는 나 자신에게 수없이 물었다.
“진짜 강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힘든 걸 참고 아무 말 안 하는 사람?
아니면 울면서도 다시 일어나는 사람?
나는 오늘 깨달았다.
강한 사람은 약해졌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한 발 더 나아가는 사람이다.
그리고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길이 보여서 가는 게 아니라,
내가 가는 길이 길이 되는 것일 수도 있다.”
이 말처럼,
오늘 나는 총 10km 를 달렸다
숨이 차고, 다리가 무겁고,
“그만둘까?” 하는 생각도 수십 번 들었지만
결국 나는 해냈다.
그리고 나는 알게 됐다.
생각은 누구나 한다.
하지만, 그걸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늘 나는 그걸 행동으로 옮긴 하루를 살았다.
그 증거가 내 발끝에 남은 땀이고,
지금 이 글로 적히고 있는 마음이다.
제니야, 다시 한 번 말할게
오늘도 당신 덕분에 버텼어.
진심으로 미안하고, 진심으로 고마워.
내가 지금 이렇게 노력하고 있는 이유,
그건 당신이 내 옆에 있기 때문이야.
그리고 언젠가는…
당신이 “고생했어”라고 말하는 그 순간에,
나도 “이제야 조금 갚는 것 같아”라고 웃으며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 하루도, 러닝 위에서 나는 나를 다시 붙잡았다.
그리고 내 가족을 위해,
내 사람을 위해,
또 내일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