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파괴 선언 : 더 이상 기존 경험으로 하지마라
이전 글에서 세일즈는 변화라고 했다.
왜냐하면 변화는 어렵기 때문이다.
기술도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알고 보면, 기술은 세일즈를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일 뿐, 본질은 아니다.
진짜 중요한 건 세일즈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근본 구조와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다.
내가 컨벤션센터 전시기획팀에서 인턴으로 일하던 시절,
엑스포를 준비하며 참가 기업을 모집하고 비즈니스 상담을 주선하는 일을 맡은 적이 있다.
말하자면, 전시 기획 속에 포함된 세일즈 행위였다.
그때 담당 과장이 내게 이렇게 말했다.
“현탁 씨는 영업엔 소질이 없는 것 같아요.”
“왜요?”
“외향적이지 않고, 적극적이지 않잖아요.”
그때 나는 묻고 싶었다. 과연 외향적이지 않으면 세일즈에 소질이 없는 걸까?
내 생각은 다르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세일즈를 제대로 학습해본 적이 없거나,
한 분야에서만 영업을 해봤거나,
자신이 보고 들은 것만 믿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세일즈를 얕고 좁게 본다.
표면적인 일부 특성을 전체라고 착각한다. 결국 일반화의 오류에 빠진다.
하지만 진짜 세일즈의 세계는 훨씬 깊고 넓다.
니즈, 의사결정 구조 등 고객 조직과 구매 프로세스까지 이해해야 하는
매우 복잡하고 전문적인 분야이다.
이걸 아는 사람이라면, “외향적이어야 한다” 따위의 기준으로
세일즈의 성공 요건을 판단하지 않는다.
물론, 그런 사람들을 무작정 탓하고 싶진 않다.
그들에게 세일즈를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시장에는 수준 낮은 콘텐츠가 넘쳐난다.
서점에 가보라. 유튜브를 검색해보라. 제목은 자극적이고, 내용은 피상적이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대부분의 세일즈 콘텐츠에 대한 나의 문제 의식은 다음과 같다.
1. 진심, 열정, 믿음, 신뢰, 기술, 경청, 공감, 마법의 화법, 멘탈 싸움… 등 뻔한 주제
콘텐츠 내용은 주로 다음과 같다.
"마음을 사로잡아라"
"영업왕의 기술"
예) 고객을 KO 시키는 설득의 기술 , 계약을 부르는 단 한 마디 등. 심지어 '가족 건드리기 화법' 이라는
주제의 영상도 봤다.
이 내용들이 전혀 무의미하다는 건 아니다.
문제는 세일즈를 단편화해 ‘행동 요령’으로만 축소시키는 것이다.
2. 자기 경험에 갇혀 있다.
개인 경험에 기반한 내용들이 홍수처럼 떠다닌다.
예) ‘15년차가 알려주는 세일즈 잘 하는 법
경험은 중요하다.
하지만 문제는 경험이 너무 특정 분야에 치우쳐 있거나,
유효 기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그것 만이 해법인 양 유통되고 있다는 것이다.
경험은 유행처럼 바뀐다.
오늘의 성공 방식이 내일의 실패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근본 원리는 변하지 않는다.
3. 세일즈를 수단으로 다룬다.
콘텐츠의 헤드라인은 대부분 다음과 같다.
'연봉10억 세일즈맨'
'매출 100 억 영업인'
'타워팰리스 사는 영업왕'
흥비 유발(hoooking)을 위해 자극적 헤드라인은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세일즈를 성공 수단으로 축소시키는 시각은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세일즈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이고 성공은 그 과정이 올바르게 작동할 때 따라오는
자연스러운 결과 이다.
최근 한 유튜브 강사의 강의를 본 적이 있다.
그는 휴대폰 매장에서 일하며 배운 ‘영업 노하우’를 공유했다.
그의 말은 이랬다.
“손님이 오면 무조건 자리에 앉힌다. 그리고 커피를 준다.
그러면 100% 구매한다. 앉히면 게임 끝이다.”
이게 정말 세일즈의 작동 원리일까?
단순한 주관적 무용담일 뿐이다.
최소한 내가 몸담은 B2B 세일즈 세계에서는 통하지 않는 얘기다.
왜 위험한가?
그의 말은 ‘그에게는’ 맞을 수 있다.
하지만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겐 틀릴 수 있다.
경계 없는 콘텐츠 소비는 무지보다 더 위험하다.
파도가 왜 생기는가?
많은 사람들은 바람 때문이라고 말한다.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충분하지도 않다.
파도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달의 중력이다.
지구의 바다는 달의 중력에 끌려서 밀물과 썰물이라는 조수 현상을 만들고,
이 흐름이 해류와 조류를 일으키며 지구 전체의 바닷물을 움직인다.
우리가 해변에서 보는 작은 파도는 바람의 영향일 수 있다.
하지만 지구적 차원의 파도,해양을 움직이는 힘,
그 모든 흐름의 설계자는 달이다.
지금까지 당신이 알고 있던 세일즈 상식은 바람이 만드는 파도와도 같다.
표면적인 움직임이고, 일부분일 뿐이다.
그걸 세일즈의 전부라고 믿는 순간, 당신은 파도의 근본을 놓치게 된다.
앞으로 내가 쓸 글은 그 상식을 깨기 위해 쓸 것이다.
말 잘하는 법, 열정, 멘탈 — 그 모든 요소는 수단이지 본질이 아니다.
이제 우리는 세일즈를 움직이는 ‘달’, 즉 근본 원리를 학습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가 그동안 ‘세일즈’라고 믿어왔던 오해와 착각부터 바로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