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박달나무 밑동에 앉아

늪, 어디서 밀려왔는지

붉은 흙이 작은 언덕을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들에게 꼬마 열매를 떨어뜨려 주던 박달나무는 베어져  밑동만 남았습니다


안심이,  내가 놀던 곳, 산속 우물곁에

작은 늪이 있었습니다

해가 막 떠오르기 시작하면 나와 동생은 바구니 들고  학교 가듯 늪가로 갔습니다

늪,  물은 많지 않았지만 작은 미꾸라지가 있었고

물방개가  검정 등을 보이며 떠다녔습니다

가끔은 뱀이 늪가를 지나 놀란 적도 있지만

다음날이 되면 우리는 다시 늪가로 갔습니다

나와 동생은 해가 산을 넘을 때까지

박열매로 밥을 짓고

고사리를 뜯고, 돌에 상을 차렸습니다


어느 날 우리는 늪에서 수영을 하기로 했습니다

풀을 휘젓고 물길을 만들자 제법 큰 웅덩이가

생겼습니다

잠깐 늪 속에 몸을 담갔다 일어나는 것이었지만

그 늪에서 헤엄치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각자 학교를  다니고

결혼을 하고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고

동생은 늦은 이민을 떠났습니다 내 동생.


내  손을 꼭 쥐던 동생의 손이 차갑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