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함께하는 건강 회복의 여정: 영양 3

고기가 정말 문제일까?

by 호모 하모니쿠스

이전 장에서 언급한 염증 유발 음식 목록 중에서 항상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육류, 그중에서도 적색육입니다.



왓 더 헬스(What the Health)는 바로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다큐멘터리입니다. 소고기, 돼지고기 같은 적색육과 햄, 베이컨, 소시지 같은 가공육, 그리고 유제품이 심혈관 질환, 당뇨병, 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주장합니다. 심지어 우리가 흔히 건강식으로 여기는 우유나 닭고기조차 사육 과정에서 축적된 포화지방, 스트레스 호르몬, 항생제 등의 영향으로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나아가 식물성 식단(Plant-Based Diet)이 질병을 예방하고, 이미 진행된 질환을 되돌릴 수 있다는 주장도 펼칩니다.


더 나아가 이 작품은 충격적인 사실을 폭로합니다. 미국 당뇨병학회, 미국 암학회, 미국 심장병학회 같은 공신력 있는 단체들이 육류-유제품 산업으로부터 상당한 후원금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공식 식단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할 단체들이 식품 산업과 경제적으로 얽혀 있다는 주장은, 분명 불편하지만 외면하기 어려운 질문을 던집니다.




그런데, 이 다큐를 100% 믿어도 될까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왓 더 헬스는 "동물성 식품 = 질병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다소 단선적인 결론을 내립니다.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은 유전, 생활습관, 환경 등 수많은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입니다. 그 모든 책임을 육류와 유제품에만 돌리는 건 지나친 단순화입니다.


또한 단 2주간의 채식으로 평생 앓아온 질환이 완전히 나았다거나, 아무 치료 없이 채식만으로 암이 완치됐다는 인터뷰도 등장하는데, 이런 사례들은 과학적으로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큐에서 일부 인용된 논문의 결과 해석이 왜곡되어 있다는 비판도 실제로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 기울여야 할 진실


비판적으로 봐야 한다고 해서, 이 다큐가 완전히 틀렸다는 뜻은 아닙니다.


가공육의 유해성은 이미 충분한 과학적 근거가 있습니다. 소시지, 햄, 베이컨에는 질산염, 아질산염 같은 방부제와 발색제가 들어 있고, 고온 조리 과정에서 N-니트로소 화합물 같은 발암물질이 생성됩니다. 이들이 암과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위의 표에서 보시듯이 148편의 연구를 종합한 최근 메타분석 결과는 명확합니다. 적색육과 가공육을 적게 먹는 사람에 비해 많이 먹는 사람일수록 대장암, 폐암, 신장암 등 다양한 암의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아졌습니다. 한두 편의 연구가 아닙니다. 148편을 모아 분석한 결과가 이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사실, 가볍게 넘기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적색육은?


가공육과 달리 적색육은 조금 더 복잡한 이야기입니다. WHO는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적색육은 그보다 한 단계 낮은 2A군, 즉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합니다. 방부제나 첨가물이 없다는 점에서 가공육보다는 낫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적색육에 풍부한 헴철(heme iron), 즉 고기의 붉은색을 만드는 철분 성분은 장내에서 발암물질인 N-니트로소 화합물 생성을 촉진하고 장 점막을 자극합니다. 둘째, 고온에서 굽거나 태울 때 생성되는 HCA와 PAH라는 물질은 DNA를 직접 손상시키는 발암물질입니다. 셋째, 공장식 축산도 문제입니다. 비좁고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자란 동물에게는 항생제가 남용되고, 만성 스트레스로 인한 호르몬이 몸속에 쌓입니다. 이렇게 키워진 고기에는 염증 유발 물질과 내독소가 그렇지 않은 고기보다 훨씬 높은 농도로 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적색육을 완전히 끊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닙니다. 양질의 단백질과 균형 잡힌 영양을 위해 적당량의 적색육은 오히려 필요합니다. 핵심은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먹느냐입니다. 가능하면 방목해서 풀을 먹인(grass-fed) 육류를 선택하고, 태우거나 바싹 굽는 조리법은 피하며, 매일 대량으로 먹는 습관만 경계하면 됩니다. 적색육은 적이 아닙니다. 다만 현명하게 먹어야 할 식품입니다.


지금까지 피해야 할 음식들을 살펴봤습니다. 이제는 반대편 이야기를 할 차례입니다. 무엇을 먹어야 우리 몸을 지킬 수 있을까요?




오늘의 핵심 4가지

1. 가공육은 1군 발암물질입니다. 만약 햄, 소시지, 베이컨이 자주 먹는 음식이라면 곤란합니다.

2. 많은 연구 결과가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가공육을 많이 먹을수록 암 위험이 높아집니다.

3. 적색육은 가공육보다는 낫지만 안심할 수 없습니다. 사육 환경과 얼마나, 어떻게 먹느냐가 핵심입니다.

4. 가능하면 grass-fed 육류를 선택하고, 태우거나 바싹 굽는 조리법은 피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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