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함께하는 건강 회복의 여정: 영양 4

당신의 증조할머니가 음식으로 알아보지 못할 것이라면, 먹지 마라

by 호모 하모니쿠스
당신의 증조할머니가 음식으로 알아보지 못할 것이라면, 먹지 마세요(Don’t eat anything your great-great-grandmother wouldn’t recognize as food)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마이클 폴란(Michael Pollan)이 남긴 이 한 문장은, 우리가 먹는 것이 과연 '진짜 음식'인지를 되묻게 합니다. 단순하지만 날카로운 이 경구는 홀푸드(Whole Food)의 본질을 간결하게 꿰뚫고 있습니다.


홀푸드란 말 그대로 '온전한 음식', 즉 정제되거나 가공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음식을 뜻합니다. 밭에서 갓 뽑은 채소, 껍질째 먹는 통곡물, 첨가물 없이 발효된 음식들이 그 예입니다. 가공 과정을 거치면서 음식은 본래 가지고 있던 섬유질과 비타민, 미네랄 같은 핵심 영양소를 잃게 되지만, 홀푸드는 이것들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몸이 필요로 하는 것을 가장 온전한 형태로 전달합니다.




영화 한 편을 떠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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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틀 포레스트: 사계절은 크게 내세울 사건도, 가슴을 뒤흔드는 반전도 없는 작품입니다. 도시에서의 삶에 지쳐 고향으로 돌아온 주인공 이치코가 밭을 일구고, 제철 재료를 손수 수확하고, 그것으로 밥을 지어 먹는 이야기가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의 순서대로 조용히 펼쳐질 뿐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멈추지 않고 끝까지 보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산채비빔밥 한 그릇을 자기도 모르게 뚝딱 비워내듯, 영화는 소란 없이 마음속으로 스며듭니다. 그것이 이 영화가 가진 힘입니다. 영화 자체가 홀푸드, 유기농, 그리고 자연의 리듬에 맞춰 살아가는 슬로우 라이프의 철학을 그대로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봄에는 산나물 튀김, 여름에는 감주, 가을에는 햅쌀 주먹밥, 겨울에는 낫또 떡. 계절마다 손수 거두고 만든 음식이 이야기의 중심입니다. 이치코는 한 입을 먹기 전 잠시 멈추어 감사를 드리고, 천천히 음미하며, 자신이 먹는 음식을 결코 당연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먹고, 일하고, 쉬고, 계절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이 단순한 반복 속에서, 무너졌던 이치코의 삶은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갑니다. 영양과 움직임, 자연과의 관계, 그리고 내면의 고요함이 하나씩 회복되면서, 흩어졌던 삶의 조각들이 다시 조화를 이루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몇 년 후 우리나라에서 리메이크된 작품 역시 같은 정서를 한국의 제철 재료와 음식으로 재해석해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두 영화의 밥상을 나란히 비교하며 감상하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입니다.


홀푸드는 어쩌면 단순한 영양의 문제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자연과의 관계를 되찾고, 삶의 여러 요소들이 다시 균형을 이루도록 이끄는 마음의 태도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치코의 이야기는, 호모 하모니쿠스로 돌아가는 여정의 가장 조용하고 아름다운 버전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일상에서 어떻게 이 철학을 실천할 수 있을까요?




코어 식단(Core Food Plan)


세계기능의학회(IFM)는 이러한 홀푸드-유기농 중심의 실천 방법으로 '코어 식단'을 제안합니다. 이 식단은 식습관을 개선하고 싶은 분, 혹은 건강한 식단을 처음 시작하는 분 모두에게 적합한 출발점입니다. 몸에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고 활력을 높이도록 설계된 이 식단은, 건강하고 오래 사는 삶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에 관한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지중해식 식단(Mediterranean Diet) 과 수렵-채집식 식단(Hunter-Gatherer Diet, 일명 팔레오 식단) 의 장점을 결합하여 만들어졌습니다.


그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홀푸드를 중심으로(Focus on whole food)

● 유기농 식품 권장(Encourages organic)

● 양질의 단백질을 충분히(Adequate quality protein)

● 양질의 지방을 균형 있게(Balanced quality fats)

● 식이섬유를 풍부하게(High in fiber)

● 단순당(정제당)은 최소화(Low in simple sugars)

● 식물영양소의 다양성 (Phytonutrient diversity)


이제부터 이 식단의 원칙들을 하나씩 들여다보겠습니다.





오늘의 핵심 4가지


1. 홀푸드는 정제, 가공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음식입니다.

2. 증조할머니가 알아보지 못할 음식이라면, 홀푸드가 아닙니다.

3. 무엇을 먹느냐만큼, 어떤 태도로 먹느냐도 건강에 중요합니다.

4. 코어 식단은 홀푸드 철학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과학적 식단입니다. 세부 내용은 다음 장에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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