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1. 속초의 오후
(발코니. 바다. 남자 둘.)
아들
“아빠, 좋지?”
아버지
“…좋네.”
(잠시 침묵.)
아들의 독백
남자는 쉽게 약해지지 않는다.
특히 아버지 세대는 더 그렇다.
평생 단단해야 했던 사람.
가족의 중심이었고
무너지지 말아야 했던 사람.
그런데 바다 앞에서는
조금 달랐다.
어깨가 내려가 있고
눈빛이 멀리 가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사업 아이디어를 수정했다.
레시피: 쉼을 굽는 법
재료
바다 한 장면
말없는 저녁
맥주 한 캔
책임으로 굳은 하루
조리법
1. 긴장을 내려놓는다
2. 말 대신 파도를 둔다
3. 내일을 잠시 잊는다
완성.
남자는 무너지지 않는다.
그저 잠시 풀릴 뿐이다.
속초에서 배웠다.
내가 만들 공간은
사진이 잘 나오는 숙소가 아니라
남자가 혼자 와도 괜찮은 공간이어야 한다.
동탄에서 시작한다.
바다가 없어도
바다 같은 여유가 흐르는 공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