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브레
프랑스 과자
‘사브레(Sablé)’는
모래라는 뜻이다.
입안에서 부서지는 질감이 마치 모래를 씹는 듯해 그렇게 불린다.
바삭하지만, 부드럽고.
단단하지만, 금세 흩어지는.
삶도, 사람도, 어쩌면 그렇지 않을까.
나는 오늘, 이 사브레를 굽는다.
연극 무대 위에서는 감정의 온도를,
오븐 앞에서는 반죽의 온도를 맞추며 살아왔다.
무대의 조명 아래서 느꼈던 떨림과,
버터가 녹아드는 순간의 고요함은
내게 똑같은 언어로 말을 건넨다.
“네가 굽는 건 빵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야.”
배우로서의 나와 제빵사로서의 나는
서로 다른 길을 걷는 것 같지만,
결국 같은 곳을 향한다.
누군가의 하루를 따뜻하게 덮는 일.
내일은 제빵 봉사를 나간다.
그곳에선 내가 만든 사브레가
누군가의 마음속에 잠시 머물다
부드럽게 흩어질 것이다.
모래처럼.
그럼에도 남는 건,
버터 향 같은 온기일 것이다.
오늘의 오븐은
삶의 연습실이다.
나는 여전히,
의미 있게 ‘더 굽는 배우’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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