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은 마음의 온도를 기억한다.
“나는 오늘도 굽는다. 식기 전에, 마음이 식기 전에.”
“무대의 조명과 오븐의 불, 둘 다 진심만 남긴다.”
“배우로는 대사를, 제빵사로는 반죽을 외운다.”
11월 11일.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과자 이벤트의 날이지만
나에게는 ‘마음을 굽는 날’이다.
나는 배우이자 제빵사다.
무대 위에서 조명을 받으며 대사를 읊었고,
오븐 앞에서 반죽을 빚으며 온도를 맞췄다.
둘 다 ‘열’을 다루는 일이다.
빛과 불은 사람을 정직하게 만든다.
감정을 숨길 수도, 대충 넘길 수도 없다.
빼빼로를 만드는 일은 그래서 좋다.
가장 작고 얇은 반죽이지만,
그 안엔 솔직한 마음이 들어간다.
나는 오늘, 오븐 앞에서 누군가를 떠올리며 굽는다.
내 옆에서 웃어주는 사람,
내 하루의 리듬을 만들어주는 사람.
그 사람 덕분에 나는 여전히 굽고,
연기하고, 살아있다.
빼빼로는 길지만 인생은 짧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굽는다.
식기 전에, 마음이 식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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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대 | 배우이자 제빵사
『슬기로운 부캐생활』 『나답지 않게 나다운』
브런치 [이혼빵집] [어른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