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크림으로 구운 두 번째 따뜻함

스콘이 알려준 ‘기다림의 온도’

두 번째 수업은
조금 색다른 스콘으로 시작되었다.

보통 스콘 하면
버터를 잘게 썰어 넣고
차갑게 유지하며
부서지는 식감을 만드는 게 기본이다.

하지만 오늘 레시피는
동경제과 ‘시오코나’의 방식처럼
버터를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생크림이 모든 걸 감싸는 방식을 택한다.


강력분으로 만들어
조금 더 탄탄할 법한데
오히려 촉촉하고 부드럽다.
버터는 없지만 버터의 풍미가 살아있다.
이 모순 같고 아이러니한 결과가
나는 참 좋다.

왜냐하면 이 스콘의 방식이
사람과 참 닮아 있기 때문이다.


사람도 누구는 버터처럼
존재만으로 풍미를 내는 이가 있고,

누구는 생크림처럼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조용히 부드러움을 채워 넣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오늘 오신 어르신들은
오랜 시간 혼자 걸어오신 분들이다.
버터 같은 강한 향은 없지만
생크림처럼 묵묵히 자신을 지켜온 사람들.


이 스콘처럼
오래 숙성된 삶을 살아온 분들이라
조금의 멈춤과 기다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신다.
반죽을 쉬게 하는 시간을
마치 본인의 이야기처럼
고요히 지켜본다.

나는 그런 순간을 볼 때마다
이 수업이 단순한 베이킹이 아니라
기댈 공간이 되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오늘 한 어르신이 그러셨다.
“내가 오랜만에 누군가 하고 천천히 뭔가를 해보네.”

그 말이 생크림처럼
내 마음을 부드럽게 덮어주었다.

이 두 번째 시간도
어르신들의 삶에
작지만 따뜻한 ‘부드러움 한 스푼’이 되었기를.

다음 수요일도
나는 이곳에서
또 하나의 온도를 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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