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과 무대 사이, 그 사이에 선 나의 희곡

빵집과 무대 사이에서 다시 태어나는 문장들

새벽마다 빵을 굽는 일은
어쩌면 오래전부터 희곡을 쓰기 위한 예행연습이었다.
반죽처럼 말을 치대고,
숙성처럼 생각을 오래 두고,
굽는 온도로 감정을 다루는 법을
나는 이미 익히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배해률 작가님의 희곡을 만나는 일이
새로운 공부라기보다
내가 오래 잃어버렸던 문장의 감각을 되찾는 것처럼 느껴졌다.


집 근처에서 발견한 작은 독립서점은
조용한 리허설룸 같았다.
책들이 무대 조명처럼 쏟아지고,
나는 그 사이에서 내 미래의 장면들을 하나씩 확인했다.


빵집과 무대, 신체와 텍스트,
사회적 기업의 꿈과 예술적 호기심.
이질적으로 보이지만
모두 나라는 사람의 중심에서 하나로 합쳐진다.


이 길의 끝에서 나는
빵 굽는 예술가이자
몸을 움직이는 극작가로 서 있을지도 모른다.
그 첫 페이지를 오늘,
조용히 열었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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