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복을 빚는 마음으로

엄마의 마음을 닮은 그릇, 달항아리

by 빚는 한작가




달항아리는 예로부터 재물운을 상징하는 그릇이라 했다.

‘돈이 최고로 많이 들어오는 그릇’이라는 이야기에

현대인이라면 누구든 솔깃해질지도 모른다.


우리 삶에서 그보다 더 희망적인 말이 또 있을까?


나는 그 마음을 생각하며

복스럽게, 복을 담는 마음으로 달항아리를 빚는다.

누군가에게 좋은 일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

그저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릇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달항아리를 보고 있으면

나는 늘 엄마가 떠오른다.


둥글고 푸근한 기운,

모난 데 없이 단아한 선.

그걸 보고 있으면

“엄마 같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얼마 전, 엄마는 유방암 2기 진단을 받고

항암 치료를 마쳤다.

독한 약물로 인해 그 멋진 컷트머리도 다 빠지고,

짧은 시간 사이에 훨씬 많이 늙으셨다.


나는 장난처럼

“달항아리처럼 복스럽고 예뻐”라고 말했지만,

사실 엄마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머리가 없다는 건 얼마나 속이 텅 빈 기분이었을까.


나는 그게 참… 속상했다.



지금은 머리카락도 다시 나기 시작했고

조금씩 건강도 회복 중이지만,

예전보다 훨씬 작은 어깨와 느린 걸음을 보면

엄마가 견뎌온 시간들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하지만 여전히 엄마의 마음은

아무 조건 없이

자식에게 내어주는 ‘복스러운 마음’ 그대로다.


그래서 나는 달항아리를 만들 때마다

엄마 생각이 난다.

누군가에게 행복을 전해주는 마음,

복이 깃들길 바라는 마음으로 빚는다.


달은 서양에서 여성을 상징한다고 하지.

어쩌면 그래서 나는

달항아리 안에서 ‘여성성’,

그리고 ‘모성’ 같은 감정까지도 느끼는 것 같다.


또 재미있는 점은,

달항아리는 누가 어떻게 빚느냐에 따라

모양이 제각기 다르다는 거다.


비슷한 형태지만

어느 하나 같은 것이 없다.

작가의 감각, 성격, 손끝의 습관이

고스란히 스며든다.

그래서일까,

나는 달항아리의 미묘한 차이들이

사람의 마음 같아서 좋다.



요즘 한국보다 오히려 외국에서 달항아리의 인기가 더 높다.

갖고 싶어 하는 이들도 많고,

그 속에 깃든 동양의 여백미를 사랑한다.


나는 바란다.

내가 만든 달항아리가

누군가에게 엄마의 마음처럼

복을 주는 그릇이 되기를.

단순한 형태를 넘어

그 안에 따뜻한 기원과 온기가 스며 있기를.


그렇게 오늘도 나는

달을 품은 마음으로

하나의 항아리를 빚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