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그동안 잘하는 척했다

말을 잘하는 것이 대화를 잘하는 것이라는 착각

by 아무나작가 이율희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보기

나는 말을 잘하는 사람일까.

재수 없겠지만, 아니라곤 말 못 하겠다.

내 업계에서 최연소, 최다 승진으로

최고 자리까지 올라갔다.

대화의 기술 없이 거기까지 갔다고 하면,

오히려 그게 더 재수 없는 겸손 아닐까.


다만, 잘하는 편이라는 건 알겠는데
얼마나 잘하나에 대해서는 애매했다.
그러던 중 발견한 TED 강연.

Celeste Headlee가 제시한 10가지 기준에 따라

나 스스로 점수를 매겨봤다.

각 항목 10점 만점, 총 100점 만점.

결과는 79점.

생각보다 낮았다. 뭐지..?


10 Ways to Have a Better Conversation

1. Don’t multitask – 멀티태스킹 하지 말 것
9점
대화할 땐 휴대폰을 내려놓는다.
아이컨택은 필수.

상대가 내 우선순위라는 걸 몸소 보여준다.

2. Don’t pontificate – 설교하지 말 것
5점
강의하고 컨설팅하다 보니
일상에서 직업병이 도질 때가 자주 있다.
인정했고, 고쳐야겠다.

3. Use open-ended questions – 열린 질문을 할 것
9점
“왜?”, “어땠어?”
습관처럼 열린 질문을 던진다.
그렇지만 급할 땐
“Yes or No?” 질문도 툭 튀어나온다. -1점.

4. Go with the flow – 흐름에 맡길 것
7점
일상에선 말 그대로 흐름에 맡긴다.
밥 얘기하다 MBTI 얘기로 튀어도 괜찮다.
하지만 일할 땐 다르다.
목적지향적인 대화를 이끌다 보면
흐름을 꺾어야 할 때가 잦다.

5. If you don’t know, say you don’t know – 모르면 모른다고 말할 것
9점
대화를 잘하는 사람은 우리 엄마다.

쉬운 단어로도 감동을 준다.

그런 엄마는 책도 뉴스도 안 보는 나에게

늘 상식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모르면 어떠랴. 필요할 때 배우면 된다.

6. Don’t equate your experience with theirs – 자신의 경험을 동일시하지 말 것
9점
비슷해 보여도, 결은 다르다.
내 경험을 덧씌우기보다
상대의 경험을 그냥 그 사람의 것으로 둔다.

7. Try not to repeat yourself – 반복하지 말 것
6점
요즘 유튜브 팟캐스트 '직당모의'를 시작했다

편집하면서 알았다. “이 말, 또 했네.”
강조라 착각했던 지루한 반복.
다음 녹음부턴 의식적으로 줄여야겠다.

8. Stay out of the weeds – 불필요한 디테일은 줄일 것
10점
지나치게 사소한 정보까지

다 말하는 사람과의 대화는 피로하다.
듣는 사람의 시간을 뺏는 건

결국 말하는 사람의 책임이다.

9. Listen – 진짜로 들을 것
8점
나는 상대의 말에 진심으로 귀 기울인다.
그게 기본값이다.
하지만 가끔 말이 너무 길어지면
적당히 끊을 타이밍을 잰다.
경청과 효율 사이, 매번 줄타기 중이다.

10. Be brief – 간결하게 말할 것
7점
내가 확신 있는 주제라면 핵심을 찌른다.
그렇지 않다면 말이 길어지더라.
다시 말해, 머릿속 정리가 먼저다.


그동안 잘하는 척했다.

나는 늘 말을 잘하고 싶었다.

조리 있게, 똑똑하게, 설득력 있게.

그런데 점수를 매겨보니,

말 잘하는 '척', 대화 잘하는 '척'을

꽤 오래 해왔다는 걸 알게 됐다.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되는 건,
그리 대단한 목표가 아닐지도 모른다.
나는 이제,


대화를 잘하는 사람이고 싶다.


상대를 긴장시키기보다
편하게 만들어주는 사람.
뭔가를 말하고 싶게 만드는 사람.
말보다 사람이 남는 대화.
그걸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당신의 대화 점수는 몇 점인가요?